기재부-KDI, 같은숫자 다른해석..왜?(상보)
기재부-KDI, 같은숫자 다른해석..왜?(상보)
정부 "경제 회복조짐" vs KDI "경제전반 부진..경기회복 취약"
머니투데이 | 세종 | 입력 2013.08.06 12:01 | 수정 2013.08.06 15:08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기자][정부 "경제 회복조짐" vs KDI "경제전반 부진..경기회복 취약"]
기획재정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경기분석이 엇갈린다. 데이터는 같은데 분석이 다르다. 하반기 경기부양에 방점을 찍은 정부가 정책효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아 긍정 전망한 반면, 연구기관인 KDI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기재부와 KDI는 6일 각각 최근경제동향(그린북)과 KDI경제동향 8월호를 내놨다.
기재부는 그린북을 통해 "우리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호에서 저성장이라는 단어를 빼고 처음으로 개선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킨 후 한 달 만에 한 단계 더 높은 회복을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발표된 KDI경제동향은 어둡다. KDI는 "아직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하고 수출도 낮은 증가세를 기록해 경기회복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기본 데이터 상 숫자는 같은데 전망이 다른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소비와 투자에 대한 해석이다.
기재부는 "최근 물가안정 흐름 속에 고용증가세가 확대되고 광공업생산과 소비, 투자 등 실물지표가 전월 대비 개선됐다"며 "2분기 전체로도 서비스업생산, 소비, 건설투자 등 지표가 1분기 대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DI는 "소비 심리지표 개선은 사실이지만 아직 소매판매 증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6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대비 0.9% 늘어났지만 전년대비는 0.8%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민간소비는 여전히 부진함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KDI의 분석이 엇갈리는 이유는 정부가 하반기 경기부양 방침을 정하고 강력한 의지를 담은 분석을 내놓은 반면 연구기관인 KDI는 분석에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에 대한 해석에서 양측의 시각차가 극명하다.
한국은행은 최근 속보치를 통해 2분기 GDP가 1.1% 성장했다고 밝혔다. 0%대 저성장을 탈피한 것이다.
KDI는 이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KDI는 경제동향에서 "1.1%는 정부 소비가 상당부분 기여한 결과로 추세적 경기회복으로 이어지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기부양에 열을 올리는 정부로서는 김새는 분석이다.
반면 기재부는 앞서 이에 대해 저성장 탈피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반기 민간부문 회복을 유도해 점차 시장의 키를 민간으로 돌려 지속성장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린북에 "민간부문 회복세가 확대될 수 있도록 투자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대응 노력을 강화 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분기 성장률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인정 한다"며 "민간회복이 확보돼야 정부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며 손바꿈이 잘 이뤄질 테니 그런 점에서 잘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