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110원 하향 돌파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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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1,110원 하향 돌파 배경과 전망>
정선영 기자 | syjung@yna.co.kr
승인 2013.08.29 17:09:22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3개월 보름 만에 1,110원선을 하향 돌파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9일 경상수지 18개월 흑자기조 등 한국의 펀더멘털 호조, S&P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루머에 기댄 외국인 주식순매수 확대, 월말 네고물량 등이 달러화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고공행진에 롱스탑 확산 = 달러화 하락의 가장 주된 배경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국가들이 경상수지 적자로 허덕일 때 우리나라는 18개월 연속 흑자를 발표하면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국내 펀더멘털 호조에 달러 매도 심리는 더욱 무게가 실렸다.
특히 그동안 아시아통화 약세에 달러-원 환율 롱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투자자들은 롱스탑에 나섰다. NDF 투자자들은 국내 펀더멘털 호조와 이에 따른 원화 강세에 주목하며 롱포지션을 처분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국내 펀더멘털이 좋은 상황에서 아시아통화와 원화의 디커플링이 이어지면서 아시아통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샀던 역외투자자들이 일제히 스탑에 나섰다"며 "장중에도 수차례 스탑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韓신용등급 상향 루머까지 = 탄탄한 펀더멘털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신용등급 상향루머까지 퍼지면서 원화 강세 기대감은 더욱 확대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는 1,110원선 하향 테스트에 나섰다.
실제로는 S&P의 한국 신용등급은 무디스나 피치보다 한 단계 낮은 상태다. 무디스는 'Aa3', 피치는 'AA-'로 평가하고 있으나 S&P는 지난해 9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올린 상태다.
등급상향 루머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4천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B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S&P의 신용등급 상향 루머가 주식시장부터 나오면서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집중됐다"며 "S&P 등급이 무디스나 피치에 비해 낮기 때문에 사실상 등급을 상향하더라도 크게 개선되는 점은 없으나 외국인 주식 매수를 촉발하면서 달러화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월말 네고물량까지 대기중…개입경계 등장 = 달러화는 1,100원선 큰 자릿수(빅피겨)까지 채 10원도 남지 않은 상태다.
이에 달러-원 환율이 1,110원선을 밑돌면서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 경계심도 불거졌다. 그동안 1,120원 부근에서 대기하던 월말 네고물량이 달러화의 추가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는 데다 외국인 주식자금까지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개입 경계심을 의식하면서 조금씩 아래쪽을 향할 수 있으나 1,100원선 밑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C은행의 다른 한 외환딜러는 "아래쪽도 비드 없이 내려가는 게 아니라 결제수요가 소화되면서 하락하고 있다"며 "저점 인식과 당국 매수개입 여력이 있어 달러화가 급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D은행이 한 외환딜러도 "일시적 스탑성 매도 물량으로 1,110원선이 깨졌으나 일방적 원화강세도 무리다"며 "9월 미국 테이퍼링 본격화, 시리아 공격 우려 등 외부 변수도 호락호락하지 않아 1,100원 하향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당국이 1,100원선 방어에 나설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