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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ㆍ피셔에 놀란 外人…빨라지는 원화채 매도>

정석_수학 2016. 8. 30. 13:49



<옐런ㆍ피셔에 놀란 外人…빨라지는 원화채 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간 원화채권을 대거 매수했던 외국인의 이탈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잇따라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외국인도 제한적이지만 원화채 매도를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이 단기물 위주로 팔고 있어 일단 시장 영향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나올 미국의 경제지표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 여부에 따라 매도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0일 연합인포맥스 채권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56)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기준 1조379억원의 원화채를 매도했다. 국고채는 230억원 매수했지만,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1조1천114억원 팔았다.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도 매도세를 나타냈다. 

    전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1만1천604계약 팔았고, 10년 국채선물을 5계약 샀다. 10년 국채선물은 장중 매수에서 매도 전환됐다가 간신히 매수 마감했다. 외국인은 지난 25일에도 총 1조5천420억원 규모의 원화채를 매도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져 매도흐름이 확대됐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외국인이 들고 있는 원화채 규모가 94조1천247억원(29일 기준)에 달해 최근 매도 규모를 감안하면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발을 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매도 규모가 커지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지난 22일까지만해도 외국인 원화채 보유 규모는 96조8천92억원이었으나 며칠새 2조6천845억원이 감소했다.

    옐런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후에는 9월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약하다는 판단에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피셔 부의장이 옐런의 발언이 올해 두 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상황은 다소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외국계 증권사 딜러는 "지난주부터 전일까지 외국인의 원화채 매도 흐름이 더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며 "달러-원 환율 상승과 지난 주말 나온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의 발언이 이러한 매도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 딜러는 "최근 외국인이 단기물 위주로 팔고 있는데 이는 달러-원 환율 상승영향과 더불어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영향이 큰 것 같다"며 "하지만, 중·장기물 매도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단기물 위주의 매도로 비교적 짧은 기간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나올 미국 경제지표가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당장 다음 달 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결과가 지목됐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잭슨홀 심포지엄 이후로 앞으로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9월에 정책금리 인상 여부가 달려있으니 조심해야 할 국면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