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 커져" -CNBC
[머니투데이 최은혜기자]한국이 일본식 디플레이션을 따라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이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의 경제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비교하고 있다고 전했다.
ING의 팀 콘든 아시아리서치 책임자는 "일부 측면에서 보면 한국 경제는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 수출 성장세가 꺾이고 있고 국내 소비도 미약한 상황에 비춰볼 때 무리한 전망은 아니다"고 말했다.
CNBC는 한국의 현재 경제 상황과 일본이 겪은 디플레이션의 공통점으로 장기 물가상승률 하락, 성장세 둔화, 통화 강세 등을 꼽았다.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2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해 한국은행의 목표 범위인 2.5~3.5%를 크게 밑돌고 있고, 올해 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 3.8%보다 낮은 3.5%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또 원화 가치는 엔화 대비 고평가돼 있어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들던 1990년대에 엔화가치가 달러 대비 절상됐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최근 2년 동안 엔화 대비 33% 올랐다.
지난 7월 한국 정부가 국내총생산(GPD)의 3%에 달하는 41조원의 돈을 푸는 등 부양책 패키지를 실시하면서 가계 대출이 8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등 일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ING의 콘든은 가계가 부채를 상환하는 대신 지출을 늘리는지 여부를 당국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자칫 신용 거품으로 이어져 부양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CNBC는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위험에 있다기보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상황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분석도 소개했다.
독일 무역보험 기관 율러-헤르메스는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 상황이 국내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의 성장 둔화 등 외부적 충격에서 기인한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이 내수 개선과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계획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정책적 여지가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계속해서 크게 밑돌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내년에 담뱃값이 80% 인상되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성인 남성 중 흡연자 비율이 40% 이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씨티그룹의 아시아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노트에서 "한국 정부가 담배 가격을 2000원 인상할 계획이며 이는 CPI 상승률을 0.6%포인트 정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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