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재 경기수준을 알려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하락한데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상승폭이 둔화돼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경기호전 지표의 두 얼굴.."활발" vs "기저효과"
지난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33.9% 증가했고, 전월대비 증가율은 3.5%를 나타냈다. 이는 이데일리가 최근 국내 시장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전년동월대비 평균 29.96%, 전월대비 2.02%)를 넘는 수치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나타내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9.9%로 정상수준인 80%에 육박했고, 내수와 수출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5.8%, 26.7%의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활발한 생산활동에도 불구, 재고수준은 낮아졌다. 창고에 쌓아둔 물건들이 빠지면서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은 93.7을 기록, 전월에 비해 1.9포인트 하락했다.
소비도 지난달보다 나아졌다. 지난 11월 소매판매액은 전월에 비해 1.1% 감소했으나 자동차와 컴퓨터 판매 증가에 힘입어 12월 들어 1.7%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소비경기의 바로미터인 백화점 판매액이 -2.9%에서 4.6%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4분기 GDP를 발표하면서 전망했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경기가 예상했던 수준대로 회복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기호전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재작년 기저효과가 컸다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두자릿수 증가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008년 12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8.6%, 전월대비 9.6% 급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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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선행지수 상승세.."고점 다가오나"
추세전환과 여부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2.6%로,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고순환지표와 자본재수입액 지표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지난 11월에 비해 구인구직비율이 크게 둔화(3.4%p→0.6%p)했고, 변동성을 보였던 증시도 선행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실업 문제가 여전하고, 올 1월 증시가 신통치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에도 선행지수를 억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설 선행지표인 수주액도 27.2%에서 -0.3%로 급반전했다. 정부효과의 공백이 드러난 셈이다.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전월차가 지난달 1.3%포인트에서 이번달 0.2%포인트로 약화된 것에 무엇보다 주목할 만하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까지는 무난한 상승을 기대했었는데 4월 이전에는 고점이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5월에도 선행지수가 오르려면 전월비 상승률이 1%를 넘어야 하는데, 이는 무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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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경기 안개속.."금리인상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예상치를 밑돈 지난 4분기 GDP 속보치를 통해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산업생산은 생산, 소비, 투자 전부문에 걸쳐 예상치를 넘었지만 역설적으로 정점에 도달하고 있음 을 시사한다"며 "늦어도 2월부터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 경기둔화 논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2월에 금리를 올릴지 동결할지 알수 없지만, 선행지수가 마이너스로 반전할 여지가 있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있어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