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판 EU’ 와해… 우파연맹 급부상
브라질, 순번의장 거부·탈퇴
11년만에 12개국 → 5개국
새 기구 ‘프로수르’ 8國 참여
칠레·콜롬비아 등 親美 성향
베네수엘라發 위기막기 나서
브라질이 남미의 유럽연합(EU)으로 불리며 남미 좌파 정상들의 연대 기구였던 남미국가연합(우나수르·UNASUR)을 공식 탈퇴했다. 남미에선 우파 성향 정상이 집권한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친미 자유민주주의 그룹인 ‘프로수르(스페인어 PROSUR·포르투갈어 PROSUL)’가 우나수르의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보여 남미 정세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16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브라질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지난해 4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 정부가 남미국가연합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남미국가연합의 위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고 밝혔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이날 트위터를 통해 “외교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브라질은 우나수르를 떠났고 프로수르를 설립했다”며 “새로운 모임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페루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우나수르는 2008년 5월 당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주도해 만들어졌다. 당시 남미는 좌파 대통령들이 강세를 보이던 시절로 우나수르는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남미 통합을 지향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남미의 EU가 될 것을 목표로 삼았다. 12개 회원국이 활동하던 우나수르가 분열의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2017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며 남미 우파 세력이 집권하면서부터다. 2018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 7개 국가가 탈퇴했고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가이아나 등 5개국만 남으며 기구는 유명무실해졌다. 해외 언론들은 친미 우파 정상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프로수르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프로수르는 지난 3월 우나수르에서 탈퇴한 7개 국가 정상들과 가이아나의 외교장관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만나 창설 선언문에 서명하며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프로수르의 당면 과제는 베네수엘라 사태로 회원국들은 대규모 난민이 발생해 남미 지역 전체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과 콜롬비아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남미 지역 내 우파 연대를 가속화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하지만 프로수르는 정치·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EU와 같은 구심점이 없어 또 다른 우나수르에 그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프로수르 창설 직후 타바레 바스케스 우루과이 대통령은 “중첩된 기구들이 난립해 비효율성을 이루고 있으며 프로수르는 우나수르의 실수를 반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수르(Prosur)=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페루, 에콰도르 등 7개국을 주축으로 하는 남미 6개국의 친미 우파 동맹. 좌파 남미국가연합인 우나수르(Unasur)에 대항해 결성된 모임으로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시장경제 확산, 미국과 연대한 역내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본부를 만들거나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41701071130129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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