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12/2016011202823.html
中 위안화 투기와의 전쟁 돌입…인민銀 '핵폭탄급' 개입
홍콩 위안화 시장서 하루짜리 은행간 금리 66.82%로 급등
SCMP “인민銀, 투기꾼 손가락 불태우려는 의지 보여줘”
역내외 위안화 환율 격차 한 때 제로(0) 수준으로
18년 만에 또 다시 환율 전쟁터 된 홍콩 시장
중국 인민은행이 홍콩 시장에서 핫머니(국제 단기성 투기자금)와 힘겨운 전투를 치르기 시작했다. 1998년 조지 소로스가 홍콩달러 가치 절하를 방어하려는 홍콩 정부와의 ‘전쟁’에서 패한 지 18년 만에 홍콩에서 중국자본과 해외 투기자본과의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홍콩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하루 짜리 은행간 금리가 66.82%로 50% 포인트 이상 폭등했다. 인민은행이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위안화를 마구 사들인 결과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민은행이 투기꾼의 손가락을 태우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다른 중앙은행들이 조지 소로스같은 거물 투기꾼의 환 공격에 맞서던 것과 비교되면서 “인민은행이 '핵폭탄급' 시장 개입에 나선 것”(로이터통신)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 위안화 거래의 80%가 이뤄지는 홍콩 외환시장에서 형성되는 환율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격차를 이용해 재정거래(Arbitrage)를 해온 투기 세력을 응징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홍콩에서 싼 위안화를 사서 중국에 팔아 이익을 취해왔다.
인민은행이 역외 시장 개입을 확대함에 따라 홍콩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0.7% 상승했다. 지난 주 역대 최고 수준(2.9%)으로 벌어졌던 상하이 외환시장과의 위안화 환율 격차도 이날 한때 제로(0)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날 환율 안정에 대한 인민은행의 개입 의지가 확인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3022.86으로 0.2% 상승 마감했다.
- ▲ 홍콩에서 18년만에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에 베팅한 투기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12일 위안화 사재기에 나서면서 홍콩 은행간 금리가 5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 제공
◆ 위안화 가치 한때 역내=역외…고강도 개입 여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홍콩에서 하루 짜리 홍콩 은행 간 금리(HIBOR)는 66.82%로 전날 대비 53%포인트 뛰었다. 이러한 금리 수준은 홍콩국채시장협회(TMA)가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 ▲ 12일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전날 대비 0.7% 상승, 일시적으로 상하이 외환시장과의 격차가 제로(0)가 됐다(그래프 상 빨간색 동그라미)./블룸버그 제공.
1주일짜리 홍콩 은행 간 금리도 33.8%로 22.6%포인트 급등했다. 2주일짜리는 28.34%, 1개월짜리는 15.74%, 2개월짜리는 12.17%, 3개월짜리는 10.42%로 각각 치솟았다.
이 여파로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전날 대비 0.7% 상승, 일시적으로 상하이 역내 외환시장과의 격차가 제로(0)가 됐다. 지난주에는 이 격차가 역대 최고인 2.9%까지 벌어졌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지난해 말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5680위안 이었는데(오늘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올 들어 절하분을 다 만회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지시각 오후 2시45분 현재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는 6.5806위안으로 같은 시간 상하이 역내 외환시장(6.5753위안) 대비 0.08%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날 보다 0.003% 소폭 절하한 6.5628위안에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사고 달러화를 팔면서 역외 위안화 시장 개입을 지속해왔다. 이는 위안화 유동성 고갈→트레이더, 투기꾼들의 역외 위안화에 대한 매도(숏셀링) 비용 상승→역외 위안화 가치 상승→역내외 위안화 환율 격차 축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 ‘핵폭탄급 개입’…지속성은 의문
상하이 소재 유럽계 은행의 한 딜러는 "인민은행의 개입 강도는 핵폭탄급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다른 중앙은행들이 과거 조지 소로스와 같은 국제 투기꾼과 싸우던 모습과 비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 소로스는 지난 1998년 홍콩 외환시장에서 홍콩달러 약세에 베팅했으나 홍콩 정부와 전투를 치른 뒤 패하고 발을 뺐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절하 전망에 베팅하는 투기꾼들을 향해 이미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7일 웹사이트를 통해 “중국 정부는 외환 시장에 잘못된 가격 신호를 보내는 투기 세력에 대응할 능력이 있다”며 사실상 핫머니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인민은행은 “일부 투기 세력의 위안화 거래는 실물 거래 수급과 무관하며 시장의 수급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고위 관료의 경고 발언도 잇따랐다.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영도(中央財經領導)소조 판공실의 한준(韓俊) 부주임은 전날 뉴욕에서 열린 중국 13차5개년(2016~2020년)계획 보고회에서 “향후 위안화 환율은 양방향으로 변동하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며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면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고위 관료가 환율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경고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개입이 단기 효과는 봤을 지 몰라도 위안화 약세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관측이 높다. 홍콩 외환시장은 전세계 자본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국제자본이 늘 것이고, 인민은행이 이들과 매번 전투를 치러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SCMP에 따르면 퉁싱퓨쳐스의 재스퍼 로 초얀 이사는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시장 개입을 지속하겠지만, 경제 성장이 둔화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위안화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의 쿤 고 외환전략가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중국 간의 상반된 금리 정책으로 인해 위안화는 여전히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 2014~2015년 홍콩의 위안화 예금 추이/ 블룸버그 제공
◆ 홍콩서 위안화 조달한 韓 금융회사 타격 우려
인민은행의 홍콩 외환시장 개입이 낳은 홍콩 은행간 금리 급등은 홍콩에서 단기로 위안화를 빌려 장기로 운용해온 한국 내 일부 중국계 은행이나 한국계은행들의 차입비용 급증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핫머니와 환율전쟁을 벌이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기축통화의 문제가 불거지자 2009년부터 홍콩을 역외 위안화 허브로 내세우며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해 12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 하여금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 결정하도록 한 것도 위안화 국제화의 연장선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위해 위안화의 국경간 자유로운 유통을 보여줘야했고, 역내외 환율 격차 해소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최근 중국 증시 급락과 함께 불거진 위안화 약세가 홍콩 외환시장에서 더욱 뚜렷해진 데 있다. 역내외 환율 격차가 급격히 벌어진 것이다. IMF에 약속한 대로 역내 환율을 역외 환율 수준에 맞추자니 역내 외환시장에서의 급격한 위안화 절하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인민은행은 역외 환율이 실물경제를 반영한 시장의 수급이 아닌 투기 세력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강하다고 판단하고 역외 위안화 시장 개입에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이번 개입으로 위안화 허브로서 홍콩의 역할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보뱅크 그룹의 마이클 에브리 금융시장 리서치 부문 헤드는 “투기가 아닌 거래에도 66%라는 살인적인 금리가 적용됐다”며 “당장은 인민은행의 승리 같아도 최종적으로는 잃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13/2016011301416.html
18년 만에 재연된 홍콩 '환율전쟁'
입력 : 2016.01.13 11:04
홍콩, 1998년 환율 주가 방어 위해 대규모 자금 투입
통화·주식 공매도에 베팅한 소로스 손실 보고 나와
12일 홍콩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하루 짜리 은행간 대출 금리가 66.82%로 50%포인트 이상 폭등하자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인민은행이 개입했다”며 “각국 정부가 과거 조지 소로스 등 환(換)투기 세력에 대응해 싸운 상황에 비교할 만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 출처: 블룸버그
이 날 중국 당국은 홍콩 역외시장에서 싸게 매입한 위안화를 상하이에서 비싸게 매도해 이익을 편취한 환투기 세력을 응징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라운드에선 인민은행이 이겼다”고 전했다.
홍콩 외환 시장에선 지난 1998년 이와 유사한 환율전쟁이 벌어졌다. 영국(1992년) 독일(1993년) 태국과 말레이시아(1997년)등 달러에 환율을 고정시킨 국가들을 골라 현지 통화를 공매도 하는 방식으로 공격해 수십 억달러(수조원)의 수익을 거둔 조지 소로스가 국제 헤지펀드들과 함께 홍콩 시장 공격에 나선 것이다.
홍콩은 1983년부터 미국 달러화 대비 홍콩달러 환율의 변동폭을 고정하는 페그제를 시행해왔다. 홍콩의 중앙은행인 홍콩금융청(HKMA)은 홍콩달러 환율이 달러 당 7.75-7.85홍콩달러를 넘어서면(홍콩달러 가치 하락) 홍콩 달러를 사들이는 식으로 시장 개입에 들어갔다
홍콩 당국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사정은 계속 악화됐다. 홍콩당국의 홍콩 달러 매입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부족해진데다 해외 헤지펀드들이 주식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에 나서면서 1997년 8월 1만6000선을 웃돌던 홍콩 항성지수는 1998년 8월 6600까지 밀렸다. 급기야 당시 홍콩의 경제사령탑인 도널드 창(曾蔭權) 재정사장(경제부총리격)은 핫머니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창 재정사장은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기본적으로 홍콩달러를 집중매도하는 외환시장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1180억 홍콩달러(약 19조2000억원)를 외환시장에서 사들였다. 이어 홍콩 증시 시가총액의 5%에 해당하는 주식도 매입했다. 주식 매입을 위해 보름 동안 150억 달러(약 18조원)를 증시에 투입했다. 환율과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시장과 증시에 대규모 개입을 동시에 단행한 것이다.
홍콩 항성지수는 6600에서 7829까지 18% 이상 급등했다. 결국 헤지펀드는 공매도를 위해 빌린 값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갚아야 했다. 소로스는 지난 2003년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퀀텀펀드가 아시아 외환위기 때 홍콩달러와 홍콩 주식시장을 공격했으나, 홍콩 정부의 `선방'으로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홍콩 정부가 1998년 조지 소로스를 제압할 때 썼던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중국 위기론이 불거졌던 지난해 7월 저명 경제학자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清华)대 세계경제센터 소장은 외신에 기고한 칼럼에서 홍콩 정부가 아시아외환위기 당시 소로스 등 헤지펀드 세력을 격퇴한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과 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증시 안정화는 이루지 못할 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8년 만에 재연된 홍콩 '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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