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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동시에 터진 채권 매도…"원인은 극과극"

정석_수학 2018. 2. 5. 18:44

<美·EU, 동시에 터진 채권 매도…"원인은 극과극"


승인 2018.02.05  17:47:24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의 각기 다른 매도 원인도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대서양 양쪽의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정부채를 투매(dump)하고 있지만, 이유는 서로 다르다"며 양 지역의 채권 매도세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지난 2014년1월 이후 가장 높은 2.84%까지 올랐다. 연초 2.41%대비 크게 오른 수준이다.


독일 10년 국채금리 역시 연초 0.43%에서 최근 0.76%까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채권 매도세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것으로, 유럽의 경우 더욱 강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 경기 확장 '끝물'과 '마중물'


미국의 경제성장은 지난 8년 반 동안 지속했지만, 유로존의 경기는 2013년부터 회복되어 갈 길이 멀었다는 게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이런 여건은 유로-달러 환율이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도 반영된다.


채권 금리는 향후 경제 성과에 대한 척도로 움직인다. 채권 금리는 통상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예상되는 지점을 폭넓게 추적하기 때문이다.


당국자들은 경제가 더욱 성장하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연계된 차입비용 역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단순하게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상하고 '실질적인' 차입비용을 유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유로존에 해당하고, 후자는 미국 상황에 가깝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실제 미국 물가연동국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초순부터 시작된 미국 채권 매도세의 3분의 2 가까이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때문으로 추정됐다.


야누스핸더슨인베스터터스의 미툴 파텔 이자율 헤드는 "4개월 전에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할 것으로 베팅해 훌륭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 보호 채권 펀드에는 약 13.2%의 운용 자산이 순유입됐고, 대조적으로 서유럽에서는 1.2%가 순유출됐다.


나티식스자산운용의 악셀 보테 채권전략가는 "미국 감세가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이런 현상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WSJ은 "확실히 지난 2주간 실질 차입비용의 상승세는 미국의 채권 매도를 이끌었다"며 "그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난 두 달간 거의 모든 채권 매도세가 실질 금리 때문이었던 유로존과는 여전히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풀이했다.


◇ 미국과 유럽…환율과 채권 커브가 말하는 것


금리상승은 주식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산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과 유럽은 양상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럽의 경우 채권 매도세가 지난 몇 년간의 정치적 재앙을 끝내고 경제에 대한 높은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해에만 14%가량 올랐다.


금리 상승세가 미국 주식시장에는 약세 요인이 되지만, 유럽의 경우 주식 강세와 동반할 수 있다는 얘기다.


WSJ은 "이런 이유로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심지어 물가 상승이 취약하더라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EPFR에 따르면 작년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에서 자금을 빼내는 동시에 유럽과 신흥시장 증시로 이동했다. 유럽 증시의 강세 장세가 더욱 견고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경제 확장의 '유통기간'이 유로존에서 더욱 길어질 것이란 다른 신호도 있다.


미국의 채권 수익률 곡선은 단기 금리가 오르는 대신 장기 구간은 떨어졌다. 투자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적으로는 금리를 계속 올리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독일 수익률 곡선은 장기 금리가 실질적으로 단기금리를 뒤따라서 상승했다. 


BNP파리바 포르티스의 필립 기젤 수석 전략가는 "이런 이유로 기업 실적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미국 증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성장세가 둔화할 때 잘 나가는 경향이 있는 (미국) 저평가 자산에 수년 전부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WSJ은 투자자가 필립스곡선 붕괴 등의 여파에도 고심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것은 연준이 예상만큼 성장에 크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거나, 금리를 끌어올리는 ECB가 예상보다 증시를 더욱 훼손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http://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3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