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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사우디 힘겨루기 속 다시 하락세
기사등록 일시 [2016-09-27 17:26:26]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국제유가가 중동의 맹주 자리를 다투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치열한 힘겨루기 속에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6일부터 28일까지 알제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포럼(IEF)을 계기로 산유국들이 한자리에 모이지만, 양국 간 이견차가 커 감산이나 동결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달 인도되는 국제원유 선물 가격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장 대비 0.32달러,1.67% 하락한 배럴당 45.63달러(약 5만430원)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11월 인도분 국제원유는 이날 영국 런던의 선물거래소(ICE)에서도 0.16달러 하락한 배럴당 47.19달러(약 5만2100원)를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소폭 상승 흐름을 보이던 국제 유가가 이날 다시 하락한 데는 이란 측의 발언이 한몫을 했다. 이란은 28일 주요 산유국의 알제리 회합을 앞두고 이번 모임이 "협의 차원에 불과하다"며 그 의의를 평가절하했다. 이러한 발언은 회원국간 원유 감산이나 동결 합의를 향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의 이러한 발언의 이면에는 사우디와의 힘겨루기가 있다. 사우디는 이란을 비롯한 회원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면 원유를 더 퍼내지 않겠다는 ‘조건부 동결 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 이전 수준인 하루 420만 배럴에 이를 때까지 생산량을 늘려가겠다는 기존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00년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했으나, 지난 2014년 이후 산유국들의 과잉생산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미국의 세일 원유 생산에 맞서 가격보다 시장 점유율을 중시한 결과로 분석됐다. 이러한 저유가 정책은 원유생산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거나 철회하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국제유가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거쳐 1985~2000년 배럴당 평균 20달러 선을 유지해왔다. 지난 2000년 이후 한때 150달러 선을 위협하던 유가는 올해 2분기 배럴당 평균 47달러(브렌트유 기준)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한 해 전만 해도 배럴당 63달러를 기록했으나, 올 들어 계속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은 이번 알제리 회동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들이 힘겹게 합의를 이끌어내도 국제 유가가 당분간 상승세로 반전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이 공격적으로 산유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BMI리서치는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이번 주 들어 상승흐름을 보여왔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른 것은 누레다인 보테파 알제리 석유장관의 25일 인터뷰 내용의 영향이 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올해 1월 수준으로 감축할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들이 석달 전 회동했을 때보다 국제원유시장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사우디 외에도 일부 산유국이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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