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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렸던 채권펀드, 금리인상에 `움찔`

정석_수학 2010. 7. 1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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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렸던 채권펀드, 금리인상에 `움찔`

"출구전략 본격화..채권펀드 신규가입 자제해야"
"머니무브 촉발..주식시장 수급에 긍정적" 분석도

입력시간 :2010.07.09 15:22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전격 인상한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자 채권형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갈 곳 잃은 시중 자금들이 안전 자산인 채권형 펀드와 MMF에 대거 쏠렸던 만큼 자금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2.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첫 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출구전략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채권형 펀드나 3개월 이하 채권이나 기업어음(CP)에 주로 투자하는 MMF에는 당연히 악재다. 채권가격 하락으로 자본 차익을 내기 어렵고 오히려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기현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금리가 추가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인데 아직 가격에 반영이 안됐다"며 "당분간 채권형 펀드에 신규 가입하는 것은 자제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본부장은 "듀레이션(가중평균 만기)이 짧은 단기 채권형 펀드의 경우 분할 매수를 권할수 있겠지만 중장기 펀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의 비중 축소를 고려해야 하며 펀드의 만기 는 개별채권의 잔존만기에 따른 구분과 달리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에 따라 구분되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개별기업의 부도리스크에 노출되지 않은 우량 회사채에 대한 직접투자나 만기 매칭형 신탁, 채권형 ETF, 국채선물 등이 대체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이뤄질 경우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촉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채권형 펀드는 3조8000억원 늘어난 49조9000억원을 기록했으며 MMF 설정액은 같은 기간 6조5000억원 증가한 7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두 부문에 총 10조원 가량이 순유입된 반면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는 10조4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것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경험상 주식시장 수급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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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값, 금리인상 충격에 요동..결국 `제자리`(마감)

입력시간 :2010.07.09 16:4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전격 인상하면서 채권시장이 크게 출렁인 하루였다. 

한때 급락세를 보이면서 금리인상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지만 장후반으로 다가갈 수록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 만기물 별로 방향은 엇갈렸다. 그러나 대부분 1bp 안팎의 보합권에 머물렀다. 

◇ 인상 충격에 급락했던 채권값 결국 제자리로 


9일 금융투자협회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5년 지표물인 10-1호 수익률은 전일 민간채권평가 3사의 평균 종가보다 2bp 오른 4.52%를 기록했다. 

3년 지표물인 10-2호는 전일과 같은 3.94%에 마감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통화안정증권 2년물은 1bp 내린 3.88%을 기록했다. 3년 국채선물 9월물은 전일과 같은 110.28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금리인상이었다. 이에 따라 장중 한때 10-1호는 11bp 급등하는 등 출렁였다. 

그러나 금리발표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가 시장 친화적인 코멘트를 내놓으면서 시장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갔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융완화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아직 긴축기조 전환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추가적인 인상을 단행할 때도 금융시장에 충분한 시그널을 주겠다고 밝혔다. 

◇ 예상치 못했던 인상..동결 오보 등 해프닝 속출 

이날 국채선물은 위 아래로 48틱 움직였다. 개장초 국채선물은 금통위 부담감에 10틱 이상 하락세를 보였지만, 일부 언론이 금리인상을 동결로 잘못 보도하면서 반등했다. 이날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1.25%로 유지키로 했으나 일부 언론에서는 2.5%로 잘못 보도하는 등 예상치 못했던 금리 인상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동결 보도가 오보인 것으로 밝혀지고 금리를 인상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채선물은 반락, 낙폭을 키워 한때 110선도 무너졌다. 

그러나 김중수 총재의 간담회가 끝나자 국채선물은 점차 낙폭을 회복,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장초부터 국채선물을 내다팔기 시작해 오후 2시를 넘기면서 순매도 1만계약을 넘기기도 했다. 장 후반 다시 사들여 5917계약 순매도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이 9000계약 이상 순매수하면서 기관 전체로는 4665계약 매수우위를 보였고 개인도 727계약 순매수했다

◇ 앞으로가 중요..인상속도 얼마나 될까 


일단 금리인상 첫 발을 뗀 만큼 한은은 앞으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상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한 만큼 8월 추가 인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연내 기준금리를 3%, 4번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연내 3%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본격적으로 긴축에 나섰다기 보다는 금리 정상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완만한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금리인상폭은 50bp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연내 추가로 25bp를 인상할 것이며 인상폭이 커봐야 최대 50bp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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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금리인상`..회사채 발행시장 영향은?

인상 자체 보다는 향후 방향성에 `주목`
추세적 상승 점쳐치면 발행 서두를수도

입력시간 :2010.07.09 17:25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회사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발행을 확정한 기업들은 다소 여유롭게 한숨을 돌리고 관망하고 있는 반면 금리 인상 전(前) 발행을 위해 수요조사에 나선 상당수 회사들은 당분간 금리 움직임에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장기물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회사채 발행 시장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진·두산계열사 "저금리 막차 타고 휴~"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발행 입찰을 마무리지은 회사는 두산메카텍과 두산타워, 한진(002320) 등 3곳이다.

두산중공업(034020)의 100% 자회사인 두산메카텍(BBB+)은 총 1000억원 규모의 일반 회사채 발행 준비를 끝마쳤다. 주관사는 전체의 400억원을 인수하는 산업은행으로 정해졌다. 

이달 23일 발행 예정으로 금리 수준은 7.2%다. 이는 동일 등급의 전일 민평 대비 133bp(1.3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당초 500억 이상 정도만 발행할 예정이었던 두산메카텍은 수요 조사결과 시장 반응이 좋아 추가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메카텍은 3년물 900억원까지 물량이 정해진 이후 2년물 100억원을 추가해 총 1000억원을 채웠다. 

또 두산(000150)의 100% 자회사이자 `동대문 두타`로 잘 알려진 두산타워(A-) 역시 3년물, 300억원 규모의 입찰을 끝냈다. 

20일 발행을 목표로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하나대투증권이 각각 100억원씩 인수할 계획이다. 

금리는 5.9%. 동일 등급 전일 민평대비 38bp(0.38%포인트) 높지만 사상 첫 회사채를 발행하는 새내기치고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3년물 700억원 발행 계획을 완료한 한진 역시 공격적인 `베팅`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5.3%에 낙찰된 한진 회사채는 민평대비 22bp(0.2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미 예고된 인상..향후 추세 지켜봐야" 

한편 현재 회사채 발행을 계획중인 곳은 줄잡아 5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당장 이달과 다음달 만기 도래해 발행이 기정사실화 돼 있는 대한통운(000120)과 대한항공(003490)을 제외하고 해태제과와 현대엘리베이(017800)터, 대림I&S 등은 시장수요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이슈 자체 보다는 향후 금리 움직임과 전망에 따라 발행 시장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발행 일정에 대한 판단은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달렸다"며 "오늘 인상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 특별한 이벤트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책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게 아니라 한두번 올리고 끝나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시중금리가 더 빠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 역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오히려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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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한국은행의 신뢰상실

잇단 금리인상 신호에도 시장 대다수 "7월은 아니다" 확신
전격적 금리인상에 시장 `깜짝`..신뢰구축 근원적 노력 필요

입력시간 :2010.07.09 17:32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전격적인 금리인상을 발표한 9일 오전 10시26분. 한은 기자실이 갑자기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언론매체들이 통화당국의 공식 발표 직전 \'당연히\' 금리동결을 예상하고 \'한은 기준금리 동결\'이란 오보를 긴급히 시장에 타전했기 때문이다. 다른 경쟁 매체보다 0.1초라도 빨리 새로운 소식을 전하겠다는 의욕이 앞선 결과겠지만 시장 전체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금리문제를 놓고 무모한 \'베팅\'을 시도한데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뒤집어보면 이같은 해프닝은 결국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상이 그만큼 일반적인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격적인 조치였다는 점을 반영한다. 물론 100% 시장의 컨센서스란 있을 수 없겠지만 이번달에도 사전에 드러난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은 금리동결쪽에 훨씬 무게가 실려 있었던 게 사실이다. 며칠전 이데일리가 시장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응답조사결과, 10명이 동결을 예상했고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실 이번 금통위는 시작전부터 이전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9시 직전 회의장에 들어서는 김중수 한은총재와 금통위원들에겐 어딘지 모를 \'비장감\'이 묻어 있었다. 중차대한 결정을 내리기 직전 결의를 다지기 위한 긴장감이라고나 할까. 그동안 금리동결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경로를 이탈하는데 대한 부담감이라고나 할까. 물리학의 \'관성의 법칙\'처럼 한번 일정한 방향이 익숙해지면 기존의 방향성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의 법칙\'이 한은 금통위에도 작용했는지 모르겠다. 국내외 경기 상황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경로를 틀어버린다는 것은 분명 큰 부담이었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이번 금리인상은 이미 사전에 충분히 예고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김총재 자신이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금리인상문제에 대해) 대외경제상황을 보면서 결정한다"고 했고 5월엔 "지금부턴 금융위기 당시 상황과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으며 6월엔 "물가안정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금통위 의사결정의 집합체인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도 지난 5월엔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표현에서 \'당분간\'이란 단어가 삭제됐고 6월엔 \'물가안정 기조 위에서 운용하겠다\'는 표현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김총재 자신이 금통위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정색을 하며 답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일련의 맥락 때문일 듯 하다. 

전통적으로 금리인상에 부정적인 기획재정부 또한 지난달 중순을 고비로 윤증현 장관의 각종 메시지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등을 통해 유독 물가불안에 대한 경고음을 울렸다. 윤장관은 지난 14일 연구기관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잠재적 물가압력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18일 언론사 조찬강연회, 24일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등에서 하반기 물가불안 우려에 대한 신호를 꾸준히 내보냈다. 

하지만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의 수장들이 던진 이같은 일련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이번 통화당국의 금리인상조치를 전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는 결국 정부나 통화당국이 그만큼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윤장관의 경우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시장에 전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지는 상황..대내외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등 금리정책의 변화로 해석될 수 있는 상반된 메시지를 며칠새 잇따라 내보내며 시장에 혼선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총재는 취임 직후 "성장이냐 물가냐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의 몫..한은이 정부정책과 협력하지 않는 건 적절치 않다"는 등 친(親)정부적색채를 뚜렷히 드러내며 통화당국의 독립성을 스스로 걷어찼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며칠새 터진 경제정책 수장의 상반된 메시지, 물가안정의 첨병이어야 할 통화당국 신임 수장의 파격적인 언급 등은 결국 정책 전반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린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냉정하게 보면 이번에 금리인상조치를 예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인 조치로 시장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같은 정책 전달메카니즘에 대한 불신이 밑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김총재는 일단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앞으로 시장을 결코 놀라게 만들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정책의 신뢰성을 위해 사전에 예측가능한 시그널을 내보내 시장이 적절히 대비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다짐일 터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장참여자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동안의 불신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김총재의 발언과는 관계없이 시장에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벌써부터 무성한 억측이 나온다. 

결국 통화정책이 시장에 적절히 파급되기 위해선 전달메카니즘으로서 통화당국 수장에 대한 신뢰가 더 필요할 것 같다. 김총재의 발언에 앞으로 어떤 무게가 실릴지, 통화정책의 전달체계가 원활히 작동할지 여부는 향후 김총재 자신의 적극적인 실천의지에 달려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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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금리인상없다"던 김일구 애널의 금통위 관전평

"가계대출 빠른 증가, 확실한 리스크로 인식한듯"
"`완화기조`+금리인상 이해안돼..단속적 인상 그칠 것"

입력시간 :2010.07.09 14:1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격적 인상`이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상은 분명 서프라이즈였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없다"는 주장을 가장 강력하게 해온 김일구 대우증권 채권전략부장이 느낀 놀라움의 강도는 더 컸을 듯하다. 
 
9일 오후 기자의 전화를 받은 김 부장은 예상외로 담담했다. 놀라기보다는 의아하다고 보는 게 좋을 듯했다. 

그는 "통화정책방향에서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표현이 살아있는 한 기준금리 인상은 없다고 봤다"며 이번달에도 이 표현을 유지하면서 기준금리를 올려버린 한은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김 부장은 "최근 설명회를 다니면서 한은이 이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삭제한다면 그것은 분명한 금리 인상 시그널이다`고 얘기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이 표현을 버린다면 연내 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수정 전망을 내놓으려 했다"며 웃었다. 

결국 금융완화기조와 금리 인상이라는 썩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한은의 금리 인상이 연속적이지 않고 단속적일 것이라는 암시라고 해석했다. 

실제 김 총재 역시 "앞으로 금리 인상을 할 때 시장을 놀래키지 않겠다"며 추가적인 깜짝 금리 인상은 없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은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든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는 질문에 김 부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주는 불확실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계대출 증가라는 위험은 확실히 보였던 것 같다"고 답했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부실화를 염려했던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가계대출이 5월에 4조4000억원 늘었고 6월에도 2조5000억원이나 늘어나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 왔다"며 "한은은 `지방 집값 상승`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등장시키면서 이를 부동산 투기와 연결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가 서서히 꺾일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앞으로 올릴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했을 것으로 봤다. 

오히려 물가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공요금을 4%만 올려도 소비자물가는 0.65%포인트 높아진다는 분석이 있는 만큼 3%대 물가 상승률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공무원 월급을 인상하겠다고 한 것 역시 물가 상승요인이 된다"며 "이 뉴스를 접했을 때 금리 인상이 연내에 나올 수도 있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일찍 나올진 몰랐다"고도 했다. 

이번달 금통위 전망이 맞냐, 틀리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향후 전망일 듯하다. 

김 부장은 앞서 언급한대로 아직 기준금리 정상화가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방향에서 `금융완화기조`라는 표현이 빠질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이게 빠진다면 그 때가 본격적인 정상화 시기라는 얘기다. 

아울러 가계대출 증가세가 앞으로 더 이어질지, 일시적 증가로 그칠지를 봐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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