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입'에 쏠린 눈…ECB 관전 포인트>
추가 금리인하·헬리콥터 머니·회사채 매입 관련 멘트에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 정례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한다. ECB가 지난달 대규모 양적완화 조치를 꺼냈기 때문에 이번달 추가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에 쏠려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헬리콥터 머니,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과 관련해 드라기 총재가 어떤 발언을 할지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드라기 총재가 이번 회의에서 완화 도구를 모두 소진하지 않았다고 시장을 안심시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월 ECB는 모든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자산매입 규모와 대상을 확대하는 초강력 완화 정책을 내놨으나, 향후 추가 금리인하는 필요치 않을 것이라는 드라기 총재의 말 한마디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ECB의 통화정책이 한계에 부딪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규모 완화 발표 효과를 압도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14달러대로 급등했다.
WSJ은 ECB가 추가 금리인하로 유로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으나 자칫 환율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드라기 총재는 4월 회의에서 통화완화 실탄을 모두 쓰지 않았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시사할 것으로 신문은 예상했다.
핌코의 독일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헤드는 ECB가 오는 3분기내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0.1%포인트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어 WSJ은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드라기 총재의 견해를 묻는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헬리콥터 머니는 중앙은행이 직접 정부에 자금을 지원해 디플레이션을 막는 극단적인 경기부양책을 일컫는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대는 것과 같이 통화공급에 제한이 없다는 의미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도 경기와 물가를 끌어올리는데 실패하자 차기 대안으로 '헬리콥터 머니'가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일본과 유로존을 꼽고 있다.
BNP파리바의 켄 와트렛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완화책을 발표한지 수 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헬리콥터 머니가 논란이 되고 있어 (드라기 총재가)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독일의 ECB 통화정책 반대에 대해 드라기 총재가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심이다. 최근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야기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반대가 이대로 계속 커진다면 ECB가 향후 새로운 추가 완화책을 쉽게 꺼내지 못하리라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이어 드라기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ECB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에 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WSJ은 회사채 매입 규모보다 어떤 회사채가 매입 대상이 될지, 그리고 회사채 매입에 따른 리스크를 유로존 중앙은행이 어떻게 배분해 가져갈지가 더 관심이라고 전했다.
ECB 정례 통화정책 회의는 한국시간으로 8시45분께 열린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은 9시30분에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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