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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첫 여성 주포..고규연 외환銀 선임딜러

정석_수학 2011. 6.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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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in][피플]로컬 첫 여성 주포..고규연 외환銀 선임딜러

정통 외환은행 딜링원칙 고수..차분한 카리스마

"달러-원 1070~1100원 레인지 지속..포지션 확대 필요"

입력시간 :2011.06.13 08:10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한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다. 

술은 자기 관리할 정도만 마신다. 

하루의 딜은 반드시 복기한다. 



`외환딜러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가진 외환은행의 엄격한 딜러 교육법이 그녀의 말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몇 안되는 여성딜러로 근무한지 7년만에 달러-원 주포 자리를 거머쥔 고규연 딜러를 만나봤다. 


국내 은행 중 여성 스팟 선임딜러(주포)로는 최초다. 외은지점이라면 모를까 그동안 국내 시중은행 분위기로 보면 달러-원 스팟 선임딜러는 10년 넘게 근무해도 갈까 말까한 자리다. 최단 기간에 그것도 젊은 여성인데다 대리급이 주포를 맡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인사다. 


`첫 여성**`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목소리 크고 당찬 여장부 스타일을 상상하게 되지만 자그마한 체구에 공부 잘하는 큰 언니같은 느낌의 고규연 딜러. 그러나 부드러운 첫인상이 그의 딜링 내공을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이번에 외환은행 딜링룸에 젊은 딜러들을 전진 배치하면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됐다"며 "7년동안 달러-원 스팟 딜러로 근무하면서 어느새 외환시장과 분리할 수 없는 생활을 하게 됐는데 달러-원 주포로서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각오를 다진다. 


최근 외환은행은 스팟 데스크를 주로 20~30대 딜러들로 구성했다.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면서 활발한 딜링과 적극적인 시장 뷰 교환, 빠른 업무 인수인계 등의 효과를 노린 셈이다. 평소 똑부러지는 딜링과 시장에 대한 뷰로 주목받던 고규연 딜러가 자연스럽게 부상하게 된 것도 이같은 외환은행의 변화 의지 덕분이다. 


하지만 여성딜러가 많지 않았던 시절에 행내에서 첫 테잎을 끊긴 했어도 성별로 나누어서 보면 어떤 일이든 무게감이 들 수밖에 없다. 남자 딜러와 차별화해서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자칫 같은 결과도 잘못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더 열심히 딜링을 배우고 자기 나름의 노하우를 쌓으며 착실히 딜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현재 세 살인 아이의 태교도 지난 2008년도 금융위기 때 외환딜링으로 했을 정도로 당찬 딜러다. 


"환율이 급변할 때 태교를 해서 아이가 성격 급할까봐 걱정"이라며 농담을 던지는 고 딜러. 그러나 딜링에서 남녀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선을 그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여자 딜러들이 남자보다 과감한 포지션 플레이와 배포를 갖춘 경우도 많다"며 "지금은 여자 딜러 후배들도 많아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국내 외환거래량 2위을 기록하고 있는 외환은행 달러-원 주포로서 앞으로 타행 주포들과 함께 거래를 하려면 맷집도 남달라야 할 터. 그만의 딜링 원칙을 묻자 망설임 없이 `한도 엄수`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딜링룸 처음 왔을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 손실한도, 포지션 한도 엄수라는 원칙이었다"고 그는 강조했다. 외환은행은 도제시스템으로 사수 옆에서 직접 딜링을 배우는데 이런 한도에 대한 기본 원칙은 그동안 항상 선배들이 강조했던 부분이라고 힘줘 말한다. 한도 내에서 깨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돈을 벌더라도 자신의 포지션 한도를 넘으면서까지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초단기간에 주포가 된 것은 한도를 지키면서 수익을 계속 쏠쏠히 냈기 때문이냐고 묻자 어떤 딜러도 안깨질 순 없단다. "네트(NET)로 따져서 수익이 나는 것이지 손실을 볼 때는 힘들 때도 있다"며 "다만 그럴때마다 항상 빠짐없이 복기를 한다"고 털어놓는다. 


`복기?`라고 반문하자 "하룻동안 어느 레벨에서 얼마나 진입해서 수익과 손실이 났는지 차분히 되짚으며 적어본다"며 "거래가 잘됐을때나 안됐을때나 매일 쓴다"고 차분히 말한다. 


그런 만큼 수익과 손실의 성격에 대해서도 확실히 따진다. 돈을 벌면 기분은 좋지만 2억원을 벌다가 까먹어서 3000만원 벌고 끝날 때랑 힘들게 3000만원을 벌었을 때랑은 천지차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장 좋을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생각한대로 포지션도 풀리고 시장도 움직여주면서 수익이 날 때"라며 웃는다. 역시 딜러다. 


그러나 요즘 달러-원 환율이 좁은 레인지장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을 내기가 녹록치 않은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외환시장이 당분간 1070~1100원의 박스권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그는 "1070원선도 너무 막혀있고 1085원까지는 1차 저항선이 형성된 듯하다"며 "글로벌 달러 약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QE2 종료,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주식 약세 등 상충되는 재료들이 많아 환율이 많이 움직이지 못하면서 1070원대에서 자신있게 숏플레이를 하는 세력도 거의 없어졌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환율 변동성이 적으면 그만큼 포지션을 크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변동성이 적은 장세는 급격하게 손실이 나지는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달러-원 주포로서의 포부도 덧붙인다. "외환은행 딜링룸이 점점 세대 교체, 젊은 딜러 육성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당장 하루하루 돈을 버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딜링 자원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한 두명의 딜러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외환은행 이름을 건 한 팀으로서 외환시장에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고규연 외환딜러는 지난 2002년 1월 외환은행 입행 후 2004년 8월 외환운용팀 달러-원 스팟 데스크에서 딜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달러-원 프랍(Prop)데스크, 차액결제선물환(NDF) 데스크 등을 거쳐 올해 6월 외환은행 달러-원 선임딜러를 맡았다.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