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00억 손실 난 저축은행… 중형급 타격 가장 컸다
파이낸셜뉴스입력 2023.08.29 18:25수정 2023.08.29 22:05
https://www.fnnews.com/news/202308291825017837
자산 1조 넘는 중형저축은행, 적자폭 키운 주범으로 지목
나머지 저축銀은 흑자 예상
상반기 1000억 손실 난 저축은행… 중형급 타격 가장 컸다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9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중형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업계의 적자 전환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에 이자비용이 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중형저축은행 4곳의 당기순손실은 1300억 원대로 추산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상반기 9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4분기 528억원으로 9년 만에 첫 적자를 낸 데 이어 2·4분기에도 434억원의 손실을 보였다. 이에 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8956억원)과 비교해 순이익이 1년 만에 9918억원이나 감소했다.
이같이 저축은행이 적자 전환을 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중형저축은행의 실적 부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자산규모가 1조~6조원 수준인 △페퍼 △상상인 △애큐온 △HB저축은행이 일제히 수백억원 대로 적자 폭을 키우며 업계 전체의 적자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말 기준 자산 규모가 6조300억원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1·4분기 101억원 흑자에서 올 1·4분기 2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가 5조9600억원인 애큐온저축은행도 지난해 1·4분기에 105억원 흑자에서 올해 1·4분기 20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가 1조2200억원인 HB저축은행도 지난해 1·4분기에 8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1·4분기에는 198억원의 적자를 기록면서 적자폭이 279억에 달했다.
이같이 중형저축은행들의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이자수익보다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큰 적자 폭을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올해 1·4분기 1310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1234억원)에 비해 6.2%(7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303억원에서 545억원으로 79.8%(242억원) 급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도 원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개발 사업의 초기 자금을 조달하는 '브릿지론'의 비중은 높아 타 업권 대비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 우려가 크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주택 가격이 쉽게 반등하지 못하자 본PF 전환이 까다로워지면서 브릿지론에 치중된 저축은행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가 높은 상상인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63.1% 늘어난 248억원을 기록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올해 1·4분기 말 부동산PF 대출 연체액은 68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도 15.9%로 전년 동기(2.04%) 대비 13.85%p 급증했다.
이같이 이자비용이 늘고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커지면서 해당 중형저축은행 4곳의 상반기 적자폭은 1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저축은행 전체의 적자가 1000억원 미만임을 감안할 때 이곳을 제외한 저축은행 업권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이는 업계 전체의 시스템적인 문제가 아니라 몇몇 중형저축은행들로부터 비롯됐다"며 "대형저축은행의 경우 2·4분기 실적이 나아졌으나 중형저축은행의 손실액은 업계 전체 적자 폭의 2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단독]연체율 10% 넘는 '위험' 새마을금고, 1년 반 새 100개 늘었다
파이낸셜뉴스입력 2023.09.03 14:31수정 2023.09.03 15:03
https://www.fnnews.com/news/202309022332096164
연체율 10% 넘는 ‘위험’ 금고, 2021년말 8개에서 올해 6월 109개로
부동산PF 중심의 기업대출액 ‘14조원’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밀집
연체율 10% 미만도 유동성 등 문제...경영공시 마감일 안 지키는 금고도
[파이낸셜뉴스]범정부대응단의 지원에도 새마을금고 부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1291개 새마을금고 중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율 10%를 넘긴 경우만 109곳에 달한다. 이 금고들이 내어준 기업자금대출액을 모두 더하면 14조원을 넘는다. 금고 열에 한 곳은 '위험하다'고 해석되는 상황에 공시마감일까지 연체율, 순자본비율 등이 담긴 세부 경영지표를 올리지 않는 금고도 나타났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는 커녕, 기존에 완전 개방이었던 홈페이지 공시란에는 자동 색인 작업(웹 크롤링)을 막기 위한 절차를 더했다.
3일 파이낸셜뉴스가 전국 새마을금고 지점 1291개의 정기공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6월말 기준 연체율이 10%를 넘는 곳은 109개다. 이는 지난해 6월말 21개 대비 419%(88곳) 급증한 것이다. 지난 2021년 말(8개)와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100여개 늘었다. 연체율이 9%를 넘는 지점은 새마을금고의 감독기준에 따라 자산건정성 평가에서 ‘위험(5등급)’으로 분류되는 부실 우려 금고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은행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대응단은 지난달 31일 올해 상반기 새마을금고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당시 기자들이 연체율 10%를 넘긴 개별금고가 몇개인지 물었으나, 김관휘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은 "답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해달라"며 답을 피했다. 그는 우량한 금고들과 섞어서 전체 금고 실적을 살펴보면 “7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을 8.16%로 소폭 개선됐다”며 “연체율은 5%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대응단이 전체 금고의 연체율이 소폭 개선됐다고 발표한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 상반기 연체율이 10%가 넘는 금고의 고정이하여신, 순자본 비율 등 건정성 지표는 모두 악화했다. 해당 금고들의 지난 6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12%로 전년(5.02%) 대비 6.1%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 합계액(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금액도 2조4833억원으로 전년(1조932억원)에 비해 127.2% 늘었다. 해당 금고들의 지난해 말 순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0.5%p 하락한 8.65%를 기록하며 부실에 대비할 기초체력은 약해졌다.
■'위험'금고가 가진 기업자금대출액 '14조원' 달해
연체율 10% 이상 금고들이 보유한 기업대출금액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21년 말 이 금고들이 기업에 내어준 대출액은 3조57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100개가 넘게 연체율이 10%가 넘는 금고가 추가되면서 지난 6월 말 기준 '위험' 금고의 기업자금대출액은 14조299억원으로 불어났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담보, 관리형토지신탁 등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전체 대출의 60%를 기업대출로 구성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며 연체율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전체 새마을금고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8.34%로 전년 말(5.61%) 대비 2.73%p 늘었다.
지역으로 보면 연체율이 10%를 넘는 지점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포했다. △서울 33곳 △인천 15곳 △부산 13곳 △경기 14곳 △대구 8곳 △전북 6곳 등에 위치했다. 전국에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에 자리한 J새마을금고다. 연체율이 36.5%로 집계됐다.
■연체율 낮아도 문제...개별 금고 건정성 우려
연체율과 함께 새마을금고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순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전국 새마을금고 지점 1291개의 지난 6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위험(5등급)’인 9%를 넘는 곳은 전년 동월(13개) 대비 576.9%(75곳) 늘어난 88개로 집계됐다. 반면 ‘우수(1등급)’인 3% 미만인 곳은 전년 6월에는 1057곳에 달했으나 지난 6월 657곳으로 500곳이나 줄어들었다.
연체율이 10%를 넘지 않아도 자본적정성과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곳도 있다. 경북 C새마을금고의 경우 연체율이 9.43%로 10%를 하회했으나 유동성비율이 지난해 6월말 132.5%에서 올해 6월 77.6%로 급감했다. 이는 새마을금고의 경영실태평가 기준에 따르면 ‘취약(4등급)’에 해당하는 수치다. 더구나 금고의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은 -2%를 기록해 ‘위험(5등급)’을 기록했다.
연체율이 낮지만 다른 지표가 부실한 경우도 많다. 대구 U새마을금고도 지난 6월말 기준 연체율은 2.49%로 안정적이나 순자본비율이 3.81%로 최소규제비율인 4%보다 낮아진 상태다. 부산 Y금고의 연체율은 올해 6월 0%로 매우 안정적이지만 순자본비율과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이 각각 0.43%, 1.68%로 모두 '위험(5등급)'이다.
■건전성 현황 공시마감도 어겨
공시 마감일까지 세부 경영지표를 올리지 않은 곳도 있었다. 전남 S금고와 울산 S금고, 부산 N금고, 경북 B금고, 전북 S, I금고 등 6곳은 공시 마감일인 8월 31일까지 새마을금고중앙회 홈페이지에 세부 경영지표를 게재하지 않았다. 해당 6개 금고는 경영등급을 계랑하는 경영지표가 나와 있지 않음에도 자체 지점의 경영등급을 ‘양호(2등급)’로 게시했다.
정보접근성도 낮아졌다. 현재 새마을금고 1291개 금고의 개별 경영공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새마을금고중앙회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각 금고마다 ‘자동입력방지 문자확인’ 코드를 입력해야만 한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없었던 절차가 최근 도입된 것이다.
이를 두고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6월, 남양주동부지점의 뱅크런 사태 이후 개별 지점의 공시를 분석하는 방법이 유튜브 등에 퍼지고 이를 분석한 언론보도가 잇따랐다”며 “이후 개별 금고들의 요청이 있어 보안코드 입력시스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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