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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이제 방향성의 열쇠는 미국의 신용등급 조정 여부로
-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1.07.22 13:54 조회 : 491
[유로존 비상계획 발표, 리스크 선호도 증가로]
마침내 그리스 채무 위기 해결을 위한 유럽의 새로운 비상 계획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17개국 유로존 정상들은 유럽재정안정기금 (EFSF)의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대한 대출 기간을 현행 7.5년에서 15년으로 확대하고 대출금리도 5.5%에서 3.5%로 낮추는 등 대출 조건 완화에 합의했고 민간투자자들은 그리스 채권을 더 낮은 금리로 장기채권으로 스왑해 주기로 했다. 또한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국가들에게 자금을 제공해 줄 새로운 방법으로 4400억 유로의 구제 금융을 활용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비상계획의 단점은 민간투자자들의 손실을 피할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민간채권단은 그리스 국채의 바이백, 채권교환, 롤오버를 통해서 총 500억 유로를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신용평가사들은 그 동안 민간채권단의 지원 참여는 손실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어떤 형태가 되는 디폴트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결국 유로존은 디폴트 등급 강등을 피하면서 민간채권단을 지원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찾지는 못한 것이다.
그리스 채권이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될 경우 현행 담보 규정상 더 이상 유럽 중앙은행은 이를 담보로 그리스 은행권에 자금을 공급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서 유로존은 유로존 정부들의 보증을 통해서 보완하기로 했으며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 채권을 계속 담보로 사용함에 따른 손실은 유럽재정안정기금을 통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주변국 국채는 상승했으며 그리스 국채 2년물 수익률은 급락했다. 뉴욕에서는 뉴욕의 3대지수가 1%를 전후한 상승세를 보였고 국제 유가 역시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강세를 보이는 등 리스크 선호 현상이 뚜렷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달러가 1.44달러를 돌파하고 호주달러/달러가 1.08달러를 돌파하는 가운데 원화 역시 강세를 보였다. 뉴욕역외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어제 서울 시장 종가 대비 4원이 하락한 105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추가적인 리스크 선호 재료 부족]
이어지는 서울 시장에서 달러/원은 어제 종가 대비 4원이 하락한 1050원 6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향후 환율의 방향성에 더 민감한 시점에 와 있다고 하겠다.
그 동안의 외환시장은 유럽재정위기가 잠잠해 질 때면 유로존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유로화의 강세를 이끌면서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유로존 경제의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유로존 7월 PMI 가 2009년 9월 이후 2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채무위기가 이 지역의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밤 미국의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반등하긴 했으나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보다 증가하는 등 미국의 경기 상황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7월 제조업이 인플레 억제를 위한 통화 긴축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1년 만에 처음으로 수축된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기에서 리스크 선호를 유발할 수 있는 재료가 현재로서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금년말로 갈수록 미국의 경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 역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완화로 인해 정책의 우선 순위가 물가에서 성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의 비상 지원계획 외에 또 다른 리스크 선호 재료가 찾기 어려우며 여기에 정부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함께 고려한다면 달러/원이 1050원을 안정적으로 하향돌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변수는 미국의 신용등급 조정 여부로]
이제 가까운 변수로서 살펴봐야 할 것은 미국의 신용등급조정에 대한 이슈가 되겠다. 이에 대한 우려는 현재 외환시장에서만 부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미국의 부채 상한 한도 상향 조정에 대한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으면서 달러/엔은 78.20엔까지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리스크 선호가 증가하던 상황에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던 패턴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우려가 현실화 되어서 미국의 신용등급이 단기적이나마 하향 조정될 경우 외환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의 급락, 국채 시장에서는 미 국채 수익률 급등 그리고 뉴욕증시에서는 대 규모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달러/원의 경우 글로벌 달러 약세와 뉴욕증시 하락에 따른 위험통화들의 약세 영향을 동시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방향성을 정확히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설사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더라도 이는 단기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등급조정의 배경이 유럽과 달리 정치적인 색깔이 강한 만큼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신용등급은 트리플 A 등급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신용등급 조정으로 인한 시장의 영향이 시장의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전제할 경우 이는 향후 시장에서 글로벌 달러의 강세와 글로벌 증시의 강세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 시에는 유로존의 현 경제상황을 반영해 유로화가 차익실현 약세를 보일 수 있으며 이 경우 유로크로스 거래로 인한 원화의 강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제 환율의 추가 하락의 열쇠는 유로존의 진행 상황 보다는 미국의 부채 상한 한도 조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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