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ETF 매입 지속가능성 의문…시장 왜곡 비판"
이달 회의서 변경 가능성은 낮지만 금융청 주시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7-07-18 16:14 송고 | 2017-07-18 16:18 최종수정
일본은행(BOJ)이 연간 6조엔 규모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아직은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20일 열리는 이번주 정책결정회의에서 변화된 입장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블룸버그는 18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BOJ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BOJ가 현재의 속도로 ETF 매입을 지속할 경우, 일부 기업의 유동주식 대부분을 흡수해 시장이 심각한 수준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BOJ와 일본 투자신탁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따르면, BOJ는 6월 말 기준 일본 전체 ETF의 71%를 보유하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는 BOJ가 ETF매입을 현행 규모로 계속할 경우, 내년 3월에는 닛케이 최우량 종목인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의 유동주 중 75%를, 2020년에는 거의 전량을 보유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관계자들은 "BOJ가 ETF을 줄인다면, 전체 매입 규모를 줄이기 보다는 닛케이 매입 비중을 줄이고 토픽스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정책 변경 시기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상황 및 ETF 매입 정책에 대한 여론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과 증권사들을 감독하는 일본 금융청의 한 간부도 "금융청은 BOJ의 EFT 매입 방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기업 지배 구조 향상을 위한 주주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소극적인 대형 주주로서 BOJ의 등장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금융청의 우려에 대해 BOJ 역시 일부 공감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신탁은행을 통해 ETF를 매입하는 현행 방식도 기업들의 행위를 감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BOJ관계자들은 말했다.
BOJ는 국채를 무기한 매입하고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 곡선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 전례없는 완화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 2%를 하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BOJ 리스크 완화와 출구 전략에 관한 계획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고문인 나카하라 노부유키 전 BOJ 정책위원은 지난달 말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ETF 매입이 인위적인 주가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TF 매입이 인플레 2% 목표치 달성을 견인할 수 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고 평생 매입을 계속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은행협회 회장이자 일본 최대 은행인 미츠비시 UFJ금융그룹의 회장인 노부유키 히라노도 지난주 회견에서 BOJ의 ETF 매입이 주가와 기업 지배구조를 왜곡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지난달 16일 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ETF 매입규모를 줄이는 것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일반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ETF 매입은 금융완화 정책의 일환이기에 다른 요인들과 다르게 취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오는 19~20일 열리는 BOJ 정책결정회의에서 변화된 입장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다만, 향후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치에 조정이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의에서 BOJ 정책결정위원회는 인플레 2% 목표 달성 시기(내년)를 변경할 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일부에서는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나 현재 물가 부진을 반영해 연기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고 나오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http://news1.kr/articles/?305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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