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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산 넘어 산…남은 관문은?

정석_수학 2011. 6. 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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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6.30 11:59

그리스 의회가 29일(현지시각) 280억 유로(410억 달러)의 재정 긴축안을 통과시켰지만, 쉬어갈 틈은 없다. 아직 넘어야 할 관문은 많기 때문이다. 

◆ 자산 민영화 통한 재정 긴축 실시

당장 30일(아테네 현지시각)에는 전날 통과된 재정 긴축안을 구체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법안(국유자산매각법안)이 표결에 부쳐진다. 주제 바로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과 헤르만 반 롬푸이 EU 정상회의 의장은 긴축안 시행법이 통과되어야만 그리스가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그리스 의회가 그리스의 재정 긴축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가결시켰다면, 이날 표결은 구체적으로 긴축을 시행하기 위한 것이다. 의회는 자산 민영화, 세금 인상, 정부 지출 감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280억유로 규모의 5년짜리 재정 긴축안 시행법을 표결에 부치게 된다. 그리스 아테네 시간으로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4시)에 시작해 오후 중으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 시행법을 가결한다고 해도 결국 그리스가 채무재조정을 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표결은 당장 상황이 최악의 지경에 빠지는 건 막아줬지만, 언제까지 지탱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그리스 대중은 강력한 긴축에 반발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U-IMF의 5차 지원금으로 채권 이자 상환 

그리스의 긴축안이 통과하면서 당장 급한 불은 끄게 됐다. 다음달 15일에 24억 유로의 국채 6개월물의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그리스가 자금을 확보할 길이 열렸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5월 합의한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의 일부인 5차 지원금(120억달러)을 집행하게 됐다. 원래 5차 지원금은 지난 6월에 집행되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IMF와 EU가 “그리스가 긴축의지를 보여주기 전까지 제공할 수 없다”고 하면서 미뤄졌다. 

그러나 그리스가 EU와 IMF로부터 추가로 구제금융을 받는다고 해도 내년에 자금시장에 복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그리스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50%를 웃도는 실정이고, 강력한 재정 긴축으로도 자금 상황이 개선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7~8월에는 그리스 국채의 만기일이 지뢰밭처럼 돌아온다. 22일에는 20억 유로의 국채 3개월물의 만기가 끝난다. 이어 8월 12일에는 4억8000만 유로, 19일에는 20억 유로의 국채의 만기가 예정되어있고 20일에는 59억유로의 5년물 국채의 만기일이 다가온다. 

◆ 2차 금융지원 

이번 주말에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그리스에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가 오갈 예정이다. 

지난해 설정된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따르면 그리스는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525억 유로의 지원을 받았으며, 2013년 2분기까지 나머지 570억 유로를 받을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EU-IMF는 이번주부터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차 구제금융의 규모를 1200억유로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300억유로는 그리스 민영화 프로그램을 통해 오고, 나머지는 신규 자금과 민간 은행들로부터 받게 된다. 

민간 채권자들의 문제도 아직 어지럽다. 프랑스 정부가 제안한 '프렌치 플랜'에 따르면 지금 그리스의 채권을 들고 있는 민간 채권자들이, 절반을 채권 만기가 오면 이를 재투자해 국채를 연장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채권자들이 어디까지 참여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EU-IMF는 오는 9월에 그리스의 장부를 다시 실사하고 재정 긴축과 구제자금 제공이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