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투자자들
입력 : 2009.12.14 15:24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타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혼란스럽다.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된다면 증시에도 도움이 된다고 단순하게 결론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회복세가 확고해진다면 그동안 위기 진화를 위해 비상 조치를 취해 왔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초저금리를 슬슬 정상화하고, 여러 유동성 공급책도 철회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지원이 없어졌을 때도 경제는 스스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회복돼 있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소비가 좋아지고 있고, 일자리 수 감소세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는 있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내년 봄까지 일자리수 증가세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고,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같은 견해를 전달하며 현재 백악관의 최우선 순위엔 일자리 문제가 놓여 있음을 분명히 했다.
워낙 악화됐던 시장의 악화 속도가 조금 떨어진다고 해서 금방 상황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 백악관도 고용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실업률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신중론을 잊지 않았다.
또 경기가 회복되면 연준은 금리 인상을 포함한 출구 전략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금리를 올리고 경기도 회복되면 달러화 가치가 회복될 것이다.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양면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에 불리한 조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엔 미국의 신뢰도를 높이고 매력을 높여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9개월간 뉴욕 증시 랠리를 추동해 온 큰 요인 중 하나는 달러 약세였다는 점은 유념해둘 만하다. 상품 가격이 급등하고 해외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돼 결과적으로 증시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연준의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5일과 16일 이틀간 열린다. 아마도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등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판단의 뉘앙스에 의해 침체된 고용 시장 걱정에 방점을 둬야할 지, 아니면 인플레이션 발생을 선제적으로 걱정해야 할 지 힌트를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장은 지금 기로에 놓여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2개 은행 경영진들과 회동한다. 중소기업이 고용 창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는 오바마 대통령은 아마도 중기 대출 강화를 촉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씨티그룹은 곧 200억달러의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할 것이라고 이르면 이날 밝힐 전망이다. 대형 은행들 가운데에선 상대적으로 상환이 늦은 편이지만, 정부의 도움없이 스스로의 성장을 꾀하는 계기란 점에선 환영할 만하다.
아부다비 정부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앙은행이 두바이월드에 100억달러를 지원하고, 두바이월드는 이 가운데 41억달러를 나킬 수쿠크 상환에 쓰기로 했다는 점은 시장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측면에서 미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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