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왜 33년래 최악의 금값폭락이 발생했나?
(서울 로이터=뉴스1) 권영미 기자입력 2013.04.16 15:56:23| 최종수정 2013.04.16 15:56:23기사스크랩:
(서울 로이터=뉴스1) 권영미 기자= 세계의 금값이 지난 12일과 15일 이틀동안 13%넘게 출렁거렸다. 뉴욕시장에서 금값은 15일 이날 하루에만 1980년 1월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해 1500달러 대의 금값이 이틀만에 1300달러대로 내려갔다. 한때 2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었던 금값은 불과 몇달 만에 2011년 2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번 폭락장은 여러가지 의문을 남겼다. 기관 분석가들은 키프로스의 금매각 소식, 실망스런 중국 경제지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양적완화를 중단할 것이라는 우려 등으로 폭락을 설명했다.
하지만 예상되는 키프로스 금매각의 분량은 매우 적었으며 부채에 시달리는 유로존 국가들에 금을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능성일 뿐이었다. 또한 중국의 경제지표는 시장예상을 하회하기는 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기 위축은 금값에 상승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요소였다.
설명하기 어려운 초유의 금폭락사태에 평소 독특한 관점을 제시해온 경제관련 칼럼니스트들은 제각각 폭락사태를 설명하는 가설을 내놓았다.
◇ 가설1. 글로벌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안전투자처로서의 매력 상실
뉴요커의 존 캐시디 칼럼니스트는 15일자 칼럼 "왜 금값이 수직낙하했나에 관한 여섯가지 가설"에서 시장의 공포를 먹고 사는 금값이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의 공포가 사그라지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은 것이 이번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캐시디에 따르면 2007-2009년 미국경제에 그리고 2009년 유럽경제에는 경제가 영원히 회복될 것 같지 않을 것 같은 암운이 드리워 있었다. 당시 주식은 끝없이 떨어지고 실업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의 공포가 지배했다.
이는 30여년전 금값 폭락 당시도 같은 상황이었다. 1977년과 1980년 사이 금값은 기록적 랠리를 구가하고 있었다. 중동의 위기로 원유값 상승과 그에 따른 인플레가 일어날 것이라는 공포가 지배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위기가 완화되고 공포가 사라지자 금에 대한 욕구도 사라졌다. 그후 2000년까지 원유값은 점점 떨어져서 낮은 가격을 유지하게 되었고 OPEC는 원유값 결정력을 점점 잃어갔다. 이에 따라 금값도 75%가까이 폭락했다.
◇ 가설2. 연준의 작품…미 달러와 국채 위한 예정된 각본
또다른 가설 하나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미 재계의 큰손들이 금값의 폭락세를 일부러 연출한다는 시각이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재무부차관보를 지낸 폴 크레이그 로버츠는 킹월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월부터 금값 폭락의 오케스트라가 시작된 것" 이라고 주장했다.
로버츠 전 차관보는 "브로커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제 곧 기관투자자들이 금 투매에 나설 예정이라며 금시장을 서둘러 빠져나가라고 재촉하자마자 골드만삭스가 금을 대량 매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로버츠 전 차관보는 금시장의 투매는 예상되었고 그대로 진행 된 것이라면서 그 배후에 연준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츠 차관보는 금이 미 달러와 미국 국채를 위해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달러의 지위가 약해지면 국채나 증권 시장, 대형 은행들이 모두 망하게 되고 자신의 영향력도 사라지게 된다고 보고 금 폭락을 통해 "금도, 은도 다른 화폐도 아닌 오직 달러만이 유일한 안전자산임을 사람들의 마음에 심으려고" 금 폭락사태를 고의로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 가설 3. 누적된 '자본왜곡의 급격한 조정'…투자자산 역할을 해온 안전자산 '금'에 대한 조정
또다른 주장중 하나는 금폭락이 지난 수년간 누적되어온 "자본 왜곡의 급격한 조정"이라는 것이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되어온 금은 그간 본연의 의무보다는 투기자산으로 역할해왔다.
금관련상장지수펀드(ETF) 나 헤지펀드, 뮤추얼 펀드, 개인투자자나 중앙은행들 모두가 금매입에 열중한 탓에 금은 12년 연속의 랠리, 특히 2007년의 600달러에서 2011년 9월 1920.30달러로의 급속한 상승을 구가했다.
이는 한정된 물량과 높은 생산단가를 가진 금이 가질 수 있는 펀더멘털을 넘어서는 왜곡된 수요와 가격변동이었다. 그러므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 헷징수단인 금이 투기자본으로 변모했던 왜곡이 그만큼 컸기 때문에 금값의 교정도 과격한 양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중 어떤 것이 이번의 금값폭락 사태를 가장 잘 설명하는지, 혹은 이 모든 것이 조금씩 이번 사태의 바탕이 되어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공포라는 심리적 측면'에서 금값의 장기간의 하락세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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