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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무역전쟁에도 약세…안전통화 본색 잃은 까닭은

정석_수학 2018. 7. 14. 18:28

엔화, 무역전쟁에도 약세…안전통화 본색 잃은 까닭은


승인 2018.07.13  10:53:28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했는데도 내리막을 걷고 있어 의문을 자아낸다는 진단이 나왔다.


엔화가 안전자산의 본색을 잃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 호주판은 13일 일반적으로 안전통화가 최근 엔화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며 무역 갈등이 지속하고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는데도 엔화가 상승하지 않고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 선호 및 회피 심리의 대표적인 척도인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2엔을 웃돌며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가 달러화에 약세란 의미로 현재 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로 6개월래 최저로 미끄러졌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3월 말 이후 7.7% 치솟았는데 그간 시장 환경을 봤을 때 두드러진 상승세로 평가된다.


도이체방크의 말리카 사크데바 외환 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의 회복력이 놀라운 수준"이라며 "무역 갈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고 위험 회피 분위기가 확산했는데도 달러-엔 환율이 110엔선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달러-엔 환율 상승을 유도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사크데바 전략가는 일본 연기금을 오름세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는 일본 연기금이 해외 주식을 대거 사들인 까닭에 환율이 뛰었다며 조정을 계기로 매수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사크데바 전략가는 "연기금은 미국 주식이 싸졌던 2015년 3분기에서 2016년 1분기 사이에도 이런 모습을 보였다"며 "일본 공적연금(GPIF)의 해외 자산 비중 확대 정책이 2014~2016년의 주식 매수 분위기를 조성한 가운데 당시 연기금은 주식이 약세를 보이면 이내 매수로 전환해 대응하곤 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현상이 올해 1~2분기에 다시 나타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사크데바 전략가는 "해외 증시가 내리막을 걷자 GPIF가 비축해둔 자금을 집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현금인 GPIF의 단기 자산이 꾸준히 불어나 지난 3월 1천25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GPIF의 해외 주식 보유 비중 목표치는 25%지만 최근 보고에서는 보유 비중이 이를 밑도는 23.88%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한선인 33%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만약 GPIF가 투자를 더 집행할 의사가 있다면 해외 주식 매수세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사크데바 전략가는 내다봤다.


결국 연기금의 달러화 수요로 엔화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과거에도 연기금의 자금 흐름이 달러-엔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 2년여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변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크데바 전략가는 "일본 연기금이 글로벌 증시 약세를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며 이에 위험 회피 분위기에도 달러-엔 환율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뛰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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