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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 거론..시장 "내년 2월 금리인상 재개" 해석

정석_수학 2010. 12. 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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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준 한은 총재 "IMF 제안을 보면…"

`중립금리` 거론..시장 "내년 2월 금리인상 재개" 해석
금통위, 점진적 인상방침 재확인..12월 기준금리 동결

입력시간 :2010.12.09 17:47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이변은 없었다. 한국은행은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12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했다. 불과 3주전 금리를 올렸기에 시급히 금리를 올려야할 필요성을 찾지 못한 게 금리동결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달 연속 올린 것은 지난 2007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제 관심은 한은이 과연 어느 정도의 속도로 얼마만큼 올리느냐에 모아진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거론하며 힌트를 줬다. 금융시장은 내달 2월을 금리인상 재개시점으로 꼽고 있다. 

◇ 예상된 금리동결.."경제주체 반응, 조심스럽게 주목" 

한은은 아일랜드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재정위기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을 표면적인 금리동결 이유로 거론했다. 하지만 두 요인을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 유럽재정위기는 강도의 차이가 있을뿐 한은이 금리를 올린 지난 7월과 11월에도 계속됐고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6.25 전쟁 이후 처음 발생한 포격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당장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내경기만 보면 금리를 올려도 어색하지 않다.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하락하는 등 경기회복속도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한은은 여전히 상승기조가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가 또한 채소값 폭등 영향이 컸던 지난 10월보다는 오름세가 덜했지만,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목표 중심치(3.0%)를 웃돌고 있어 선제적 대응을 명분으로 금리를 올려도 크게 이상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결국 연속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지난 8월 열린 금통위에서도 위원들은 한달전 금리인상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에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내년 3%대의 물가가 예상되고 저금리에 따른 자산가격 거품 우려가 생기고 있음에도 금리를 그대로 놔둔 것은 적어도 금리정책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점진적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금통위원들에게 각인돼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김중수 총재가 이날 "거시변수는 어떤 정책결정을 하든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다보니 이해상충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주목을 해가면서 각 경제주체들의 반응을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금통위의 기류를 에둘러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석원 삼성증권 이사는 "11월 정책금리 인상 이후 3주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통위가 정책금리를 올릴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고, 실제로 결정도 그랬다"며 "금통위 내에 가급적 빠른 속도로 정책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금리 정상화 여전히 유효..채권시장 "적정금리 4%대" 

눈여겨 볼 대목은 김 총재가 "내년 말까지 4% 정도 가야할 것이라는 게 IMF의 제안 또는 연구결과였다"며 한국의 중립금리를 추정한 IMF의 보고서를 거론한 점이다. IMF는 지난 9월 한국경제에 대한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내년엔 중립금리가 4.25∼4.50%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립금리란 물가상승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정금리를 의미한다. 한은은 다양한 방법으로 중립금리를 산출하지만,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산출방법 등에 따라 얼마든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데 이를 공개했다가 불필요한 논쟁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총재가 IMF 보고서를 언급한 것은 자체 추산한 중립금리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김 총재가 "이에 동의하는지 아닌지 말하긴 어렵고, 사전에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런 언급이 전해지면서 채권값은 한때 하락세(채권금리 상승)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 총재가 간접적으로나마 적정금리 수준과 시기를 밝힌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IMF가 전망한 중립금리에 대한 견해에 대해 김 총재는 특별히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며 "한은이 생각하는 중립금리는 IMF의 권고안인 4%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은의 입장은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은 어렵지만, 기준금리 정상화 필요성은 공감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상시기는 내년 2월 정도가 꼽히고 있다. 격월로 금리를 올리는 징검다리 인상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간 금통위가 보인 행보에 비춰볼 때 분기에 한번 정도 올리면서 정상적 수준에 다가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다른 변수가 돌발하지 않는다면 추가 인상시기는 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화당국이 여전히 금리인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채권시장이)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리를 늦춰선 안된다"고 말했다.
X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