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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안전자산 선호로 국고채 강세, 회사채도 등급별 양극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 악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 가운데서도 가장 안전한 국고채로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회사채 시장에서도 신용등급 별로 양극화 조짐을 보여 중소기업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국들이 앞 다퉈 경기부양 조치를 마련 중이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현실을 고려하면 채권시장 쏠림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시장은 지적한다.
◇주식↓채권↑...국고채 쏠림 커져=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채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액은 32조127억원으로 올 1월 23조2449억원 보다 37.7% 증가했다. 채권시장 일평균 거래액은 유럽 재정위기로 증시 조정이 본격화 된 4월(26조3508억원)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합친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8조 2148억원에서 5조8277억원으로 30% 감소했다. 특히 7월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코스피가 폭락한 지난해 8월(10조7240억원)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이런 안전자산 선호분위기는 국고채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7월 국채시장 하루 평균 거래액은 21조5184억원으로 올 초 12조1670억원 보다 76.8%나 늘었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하락(채권 값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7월11일 3.19%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같은 달 25일에는 2.78% 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정해진 롯데쇼핑을 채권시장 강세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롯데쇼핑의 3년 만기 채권의 예상 발행금리(2.99%)는 동급 회사채 평균(3.12%)은 물론, 신용등급이 더 높은 일부 공기업 채권금리보다도 낮다.
◇회사채도 등급별 양극화=회사채 시장에서도 신용등급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침체로 중소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수요는 늘고 있지만 발행문턱이 높아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NICE채권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1월~6월) 회사채 총 발행액 31조7100억원 가운데 우량등급인 AA등급이 13조24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1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AA등급 가운데서도 AA+급의 발행이 5조2900억원으로 가장 많아 지난해 하반기 대비 1조71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BBB등급 발행은 1조3400억원으로 상반기 총 발행액의 4.2%에 불과했으며 지난 반기 보다 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7월 들어서도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7월에 가장 많이 발행된 등급은 AA+등급으로 1조7400억원이 발행됐다. 반면, BBB+등급의 발행은 2700억원에 불과했다.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9년 이후 회사채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대기업이 발행한 채권비중이 98% 이상"이라며 "비우량회사채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비우량채권형펀드의 개발과 비우량회사채지급보증제도의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