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경영 지속성이 유지된다는 가정을 한다면 400만~500만원 주가도 황당한 얘기는 아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가 300만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고, 500만원까지도 못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10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2004년 60만원을 돌파했다. 2006년부터 50만~70만원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0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지 35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0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8월 중순 주당 60만원대까지 다시 하락했다. 그랬던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3월 128만원까지 치솟았고, 지난 5월말에는 한때 140만원을 넘어 서기도 했다. 불과 7개월 만에 2배 이상 껑충 뛰어 오른 것이다.
지난 6월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24만원. 주가 500만원과의 격차는 4배에 가깝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주식시장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후에는 충분히 5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황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하락한 후 상승을 시작했다는 점이 외환위기 직후 인 1998년부터의 기록적인 상승과도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당시 삼성전자는 2년간 저점 대비 12배의 상승을 보였다. 1998년 3만1223원이었던 주가가 2000년 37만원대로 급등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그렇게 상승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즉 지금 삼성전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록했던 저점 40만원 대비 12배 상승한 500만원까지 갈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주요 사업의 가치 재산정해야
주가 500만원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에 대한 가치 재산정에서 출발한다. 또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를 산정할 때 그동안은 휴대폰, 반도체만 봤다”며 “메모리산업의 변동성 축소 외에도 비메모리, 아몰레드(AMOLED),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의 지속적인 고성장, 신규 사업의 추가 발굴과 사업화,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제고 등에도 밸류에이션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사업부의 가치를 다시 보고, 그 사업부 간 시너지에도 밸류에이션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잘 팔리면 반도체·아몰레드 사업 역시 실적이 좋아지는 연결고리에도 가치를 산정하자는 얘기다.
한 외국계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1990년대에는 저 PER주, 후반부에는 현금흐름이 좋은 주식, 테마주에 높은 가치를 줬지만, 이제는 각 사업부의 가치에다 얼마만큼의 시너지가 나는지도 따로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1위 제품은 TV와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모두 12개 품목으로 대부분 20~40% 가까운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제품군에서 많게는 10개 업체가 경쟁하는 체제를 감안할 때 사실상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2위 그룹과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휴대폰과 반도체 분야 등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가 휘는 디스플레이 등의 신사업이 가속도를 내면 애플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며 “이 때에는 삼성전자의 주가도 500만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는 “애플의 시가총액이 600조원인데, 현 시가총액 200조원의 삼성전자가 애플 수준이 된다면, 주가가 500만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 삼성전자는 지난 5월4일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를 공개했다.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갤럭시S3를 통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독주체제가 굳어질 전망이다.디딤돌 ① _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통신사업 부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공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견인하고 있고, 이러한 경쟁력 강화는 다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최고로 만들어주고 있다.
통신사업 부문의 시장 점유율과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0.4%에서 34.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는 애플 외에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모두 43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이 29.7%였고, 애플이 3500만대를 팔아 24.2%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절반을 넘는 수준이지만, 수익은 90%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면에서는 애플이 삼성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가 해외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애플이 수익률 선두자리마저 삼성전자에 내 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점유율 면에서 삼성과 애플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수익률도 역전된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이 지난해 중국과 인도를 겨냥해 내놓은 저가 스마트폰의 1분기 판매량도 1000만대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마트폰에 이어 갤럭시탭 등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양질의 저가 스마트폰과 경쟁력 있는 태블릿PC를 공급하는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 업체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