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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선물 증거금 비율이 14년 만에 인하될 전망이다

정석_수학 2010. 8. 2. 07:20


코스피200선물 증거금 인하
거래 활성화 위해 9월부터 15%서 13%로

코스피200선물 증거금 비율이 14년 만에 인하될 전망이다. 현재 선물 계약 금액의 15%인 증거금률이 바뀌는 것은 1996년 선물시장 출범 이래 처음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일 "코스피200선물 증거금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늦어도 9월 중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기 이후 지수선물의 기초자산이 되는 코스피200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어 증거금률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증거금률은 현재보다 2%포인트 낮은`13%` 수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 변동성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업계 의견도 청취해 증거금률을 최종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은 지난해 연간 거래량이 8310만계약으로 전 세계 6위에 올라 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증거금률 조정의 영향도 클 전망이다. 거래소는 코스피200선물뿐 아니라 국채선물, 달러선물 등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선물상품의 변동성을 분석해 증거금을 조정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기초자산 변동성을 측정해 증거금을 변경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금선물과 돈육선물 등 상품선물 거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금과 돈육선물의 경우 선물계좌를 처음 개설할 때 납부하는 기본예탁금을 현행 15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추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선물 거래단위를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해 소액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니금선물`시장을 신설하고 현행 21%인 돈육선물의 증거금률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선물시장 투기화 부추길 수도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일단 증거금 인하 소식을 반기고 있다. 

한국 증시와 비슷한 변동폭을 보이는 미국 S&P500지수선물의 증거금률은 5%, 일본 닛케이225지수선물 증거금률은 10% 선에 불과하다.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중국의 CSI300지수선물은 가장 많이 거래되는 최근월물 증거금률이 15%로 한국과 동일한 정도다. 

게다가 선물지수가 200을 넘어서면서 증거금 액수가 커졌고 이로 인해 소액을 헤지하려는 투자자들까지 시장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얼마 전부터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증거금률을 낮추거나 `미니 지수선물` 시장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증거금 하향조정으로 선물을 활용한 헤지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뜩이나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어 손실을 보고 있는 선물시장이 진입장벽까지 낮추면 시장 자체가 `투기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선물시장 규모가 현물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비대해 선물가격이 현물주가를 쥐고 흔드는 소위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심한데 증거금률 인하는 이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파생담당 연구원은 "기업 등 헤지거래를 주로 활용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현재 증거금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며 "진입장벽을 낮추면 투기적 시장 참여자 숫자만 늘어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선물 증거금 : 거래 상대방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선물거래 특성상 투자자는 계약 이행을 보증하는 의미로 계약금액의 일정 비율을 증거금으로 먼저 납부해야 한다. 7월 29일 종가 기준으로 지수선물 1계약을 사려면 계약금액 1억1580만원(코스피200 종가 231.6×1계약당 기준액 50만원)의 15%인 1737만원을 증거금으로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