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임금 인상, 소매·산업업종 수익성 위협 시작"
이종혁 기자 | liberte@yna.co.kr
승인 2018.07.10 09:49:45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미국 노동자의 임금 상승이 무역 전쟁 여파로 수익성 추락 위험이 있는 소매와 산업업종의 이익을 축소하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저널은 미국 기업의 이익 감소는 결국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9년째 강세장을 보이는 뉴욕증시에도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6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2.7%에 달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8%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 17개월간 2.5% 수준을 16개월간 웃도는 추세를 이어간 것이며, 이번 경기 확장기 초반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임금 상승은 임의 소비재를 사려는 노동자의 지갑을 더 열게 하는 좋은 소식이지만, 무역 전쟁에 직면한 데다 가격 인상 눈치를 보는 기업에는 악재일 수 있다.
이미 올해 2월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로 뉴욕증시는 한 차례 급락장을 맞았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노동비용 상승률 1%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에 속한 기업들의 이익이 0.8%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설문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10%가 임금 상승이 1분기 실적에 부담을 줬다고 응답했다. 이는 이전 설문의 8%보다 높으며, 2015년 말 이후로 최고치다.
골드만삭스는 업종별로는 무역 전쟁과 원자재 가격 상승 타격을 직접 받는 산업업종에 이어 임의 소비재 기업의 실적도 임금 상승에 민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업종은 매출 중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달하며, 이는 임금 인상 1%포인트당 1.5%의 이익 감소를 의미할 수 있다.
철도회사인 유니온 퍼시픽, 가정 보안업체인 얼리전 등의 일부 기업은 이미 1분기 실적 발표 때 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기업들은 무역 전쟁 역풍 외에도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최근 맛보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전미실물경제학회 설문에 따르면 1분기 응답 기업 중 56%가 임금 인상을 경험했지만, 이 비용을 소비 가격으로 전이시킨 경우는 28%에 불과했다. 임금 인상 응답 비율은 1982년 이후 최고치다.
미 기업들이 소비자 가격 인상을 주저하는 것은 소매 물품에서 의료까지 전자상거래를 통해 파는 아마존 같은 온라인 쇼핑몰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소매업종에서 관리직 아래 노동자의 임금은 2분기에 평균 3.9% 올랐다. 이는 2002년 이후 최고치다.
골드만삭스 추산으로 임의 소비재 업종은 임금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이익이 1.1% 감소한다.
BAML도 노동집약적인 임의 소비재 업종의 영업이익이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레저산업, 호텔업종도 임금 상승으로 고전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메리어트 호텔의 최고경영자 아르네 소렌슨은 지난 6월 초 골드만삭스 주최 세미나에서 "북미를 보면 어느 지역도 임금 상승률이 2%에 그친 곳이 없다"며 "모든 곳이 그 이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http://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7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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