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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권도 위기감…'BoA 주가는 이미 더블딥'

정석_수학 2011. 8. 23. 22:45


http://news.mt.co.kr/mtview.php?no=2011082316434286827&type=1

美 은행권도 위기감…'BoA 주가는 이미 더블딥'

모기지·주택압류 소송 및 자본부족 문제 심각, 유럽 은행과 동반 위기 빠질수도

신용경색 신호가 켜지는 등 유럽 은행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은행권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곪을대로 곪은 모기지증권 및 주택압류 관련 문제에 자본부족 상황까지 이르면서 유럽 은행들과 함께 또다시 위기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특히 최근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가 추락하면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은행들로도 곧 위기가 전이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더블딥 빠진 BoA 주가=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BoA는 이미 주가가 더블딥에 빠져있다.

BoA 주가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전만 해도 무려 50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말과 2009년 초에 걸쳐 3달러를 밑돌아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2009년 중반 회복돼 이후 약 2년 동안 15달러선을 유지했지만 올초부터 주가가 하락해 최근에는 6달러선까지 내렸다. 경기 주기에 비유하면 완벽한 더블딥이다.

BoA는 특히 지난 8일과 10일에는 각각 무려 20%, 10% 씩이나 폭락한데 이어 22일에는 또다시 8% 급락하는 등 연일 폭탄에 맞아 혼이 나간 듯한 모습을 보였다. 

BoA는 올해 들어서만 무려 60%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49%나 하락했다. 30% 하락한 씨티그룹, 10% 하락한 JP모간에 비해 두드러지게 큰 낙폭이다.

미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BoA의 주가 흐름을 '죽음의 스파이럴'로 묘사하며 뉴욕증시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BoA는 시장 전체가 걱정될 때 가장 처음 파는 주식이 됐다고 전했다.

마티 모스비 구겐하임파트너스 이사는 "BoA 주식은 경기 하강 리스크를 드러내는 전형적 종목"이라며 "시장은 BoA의 재무상태를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압류-자본충족 문제=BoA를 비롯해 미 은행주 약세는 모기지증권 관련 소송과 주택압류 관련 비용 증가, 자본충족 우려 때문이다. 22일 주가 급락도 이 문제들 탓이었다. 

특히 BoA는 모기지증권 관련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경기침체가 닥치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싸여있다. BoA의 모기지 문제는 수익을 계속 잠식하고 있다. 2분기에는 모기지 소송 관련 비용 손실만 88억 달러에 달했다. 또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모기지 체납률은 8.44%로 전분기보다 상승했다. 은행들의 모기지 관련 부실채권이 쉽게 줄지 않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여러 주에서 주택압류 관련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압류한 주택은 소송 문제뿐만 아니라 무거운 짐이 된다.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에 빠져있어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다. 

미국의 경제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주택압류는 더 늘 수밖에 없어 BoA를 비롯한 미국 은행들에겐 문제의 심각성이 작지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재무상태다. BoA는 자본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BoA는 400~500억 달러의 자본 확대가 필요하다. 이에 비하면 현재 시가총액은 650억 달러에 불과하다. 앞으로 주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어 재무상태가 심각하다.

◇유럽 은행들과 동반 위기=유럽 은행권은 부채국들에 대한 익스포저에 신용 경색 우려가 고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신용부도스왑(CDS)이 급등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로 맞물려 있는 미국 은행과 유럽 은행들은 동반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또 이는 2008년에 비할만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호주 출신 경제전문가 로버트 고틀리엡슨은 "BoA의 문제는 유럽 은행들이 처한 것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BoA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소시에떼제네랄 등 유럽 은행들의 문제도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BoA와 소시에떼제네랄의 위기는 유럽 은행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고 오히려 미국에서도 은행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한편 BoA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감원과 자산매각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현재 수준과 같은 시장에서 너무 많은 자산을 팔면 오히려 손실을 보는데 이런 자본손실이 자기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쳐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