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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0%씩 부채 증가… 中기업발 금융위기 경고등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입력 : 2015.12.23 03:05
[中, 세계경제 뇌관 우려]
- 상장社 부채 155조원 4년새 갑절
기업 영업益은 매년 쪼그라들어 GDP대비 부채비중 세계 최고
국유기업 22% 적자 '좀비' 속출
- 시진핑 "내년 부채 축소 집중"
성장률 둔화로 기업 실적 악화… 2013년 이후 부동산시장 하락
中은행권 부실채권 크게 늘어
중국은 지난 ~18~21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 등 최고지도부 7명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중앙 경제공작회의를 열어 "2016년에는 과잉 생산 문제를 해소하고, 기업 비용을 낮추고, 부채를 축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융 리스크를 막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지도부가 이 같은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은 중국 기업 부채가 세계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가 내년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석탄·화학공업·철강 업종에서 상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까지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액수만 167억위안(약 3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9월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사실상 중국을 지목하면서 '신흥국 기업 부채'가 새로운 위기의 근원지라고 했다. 지난 2004년 4조달러였던 신흥국 기업 부채는 작년 말 18조달러로 4배 이상 급증했는데, 증가분의 70%가 중국의 기업 부채였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의 부실이 은행 부실로 이어지면 '중국발(發) 금융 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3조4380억달러) 대비 단기부채 비율은 18% 수준인 만큼 국가 부도 사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中 기업 부채는 연평균 20%씩 늘고, 영업 이익은 줄어"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올 초 보고서에서 "작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중은 282.5%로 미국의 269%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총부채는 정부·기업·가계의 부채를 모두 합한 개념인데, 중국의 총부채가 2007년 7조4000억달러에서 지난해 28조2000억달러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 중 GDP 대비 기업(금융권 제외) 부채 비중은 125%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MGI는 밝혔다. 중국의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중만 보면 일본 경제에 거품이 최고조로 달했던 시기의 수준에 육박한다. 지난 1989년 일본의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132%였다.
기업 부채 증가 속도도 빠르다. IMF 보고서도 "중국 기업 부채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연평균 20% 이상 늘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전체 기업부채 증가 속도인 9.3%를 크게 앞섰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 현재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1003개 기업의 부채 총액은 8683억위안(한화 155조원)으로 1년 만에 18%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3년래 최고 수준의 부채 증가율이다.
반면 중국 기업의 영업 이익은 계속 쪼그라들면서 빚을 갚을 능력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 2분기 중국 비금융 상장사의 영업 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온라인 금융정보매체인 퉁화순(同花順)은 최근 "올해 1~3분기 상장된 중앙 국유기업 306개 중 67개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산업의 주력인 국유기업의 21.9%가 적자를 본 것이다. 적자 상위 10개 중앙기업의 결손액만 135억2400만위안(약 2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익이 줄면서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좀비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 화촹(華創)증권은 "올 들어 이자를 갚기 위해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한 규모가 7조6000억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늘었다"고 전했다. 핑안(平安)증권의 스레이(石磊) 애널리스트는 "중국 일부 기업은 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이 급감하면서 빚을 내 이자를 갚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中 은행권, 부실 채권 급증세
중국 기업 부채가 갑자기 불어난 이유는 과잉설비 투자 및 부동산시장 침체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를 넘기 위해 2009년 4조위안(약 700조원)을 푸는 특단의 경기부양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이 돈은 철강·시멘트 등 이미 포화 상태였던 생산 설비를 추가로 건설하는 데 유입됐다. 이는 공급 과잉을 불러왔고 기업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GDP의 15%를 차지하는 부동산시장이 2013년 이후 하락세에 접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당수 국유기업은 국유은행의 돈을 저리(低利)로 빌려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빚을 갚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한 것도 기업의 실적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초까지 연 10%대의 성장을 하다가 90년대 중반 이후 6%대 성장으로 떨어지면서 기업 부채가 급증, IMF 외환 위기까지 맞았다. 지난 3분기 중국 성장률은 6년 반 만에 처음으로 6%대(6.9%)로 떨어졌다.
중국 기업의 부실이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둥팡(東方)자산관리공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은행권의 무수익 여신(NPL·부실 채권)이 9월 말 현재 2조위안 규모"라며 "올 초보다 5000억위안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은행의 부실 채권 비율이 2%를 넘어섰다. 중국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은 '연간 부실 대출 비율 경고' 지표를 1.45%로 정해두고 있다.
기업 부채와 은행 부실은 경기 회복을 위해 뛰려는 중국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에 바쁜 기업들은 투자보다 빚 갚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은행도 부실 우려 때문에 대출을 꺼릴 경우 기업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 '빚더미' 국유기업의 개혁은 더욱 어려워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우한강철집단공사는 최대 1만10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며, 석탄 기업인 룽메이그룹은 지난 10월 10만명의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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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회사채 또 디폴트 위기…3개사 채권 만기 상환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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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23 16:00 | 수정 : 2015.12.23 16:01
중국의 제조 기업 3곳 이상이 만기 도래하는 채권의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허난성(河南省)에 있는 산리(三力)탄소제품공사는 오는 27일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갚아야 하지만 보유 현금이 없어 이를 갚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장쑤성에 위치한 화이안자청(淮安嘉誠)첨단화공도 오는 28일 도래하는 채권 만기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안화얼룬(淮安華尔潤)화공도 과잉 생산에 따른 재고가 쌓인 탓에 손실이 발생하며 오는 28일까지 시한인 채권 만기일에 원리금을 갚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경기 둔화 탓에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들어서만 최소 7곳 이상의 중국 기업이 회사채 원리금 상환 약속을 어겼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강(中鋼)강철의 경우 지난주 회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했다. 이미 두 차례 만기를 연장했는데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증권은 “중국 기업들이 재무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내년 중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기업의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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