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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정석_수학 2012. 6. 23. 08:25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380192



스페인어·포르투갈어 배우자" 직장인 열공
Yo estudio espanol (저는 스페인어를 공부합니다)
브라질 비롯한 중남미 진출 크게 늘어 
종합상사·조선·중공업서 활발
기사입력 2012.06.22 15:35:40 | 최종수정 2012.06.22 19:32:11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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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이 스페인어 사내강좌를 듣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009년부터 사내 어학강좌를 개설해 제2외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 제공=대우인터내셔널>

`Soy de corea del sur(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A어학원의 한 강의실.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스페인어를 배우는 10여 명의 수강생들은 외국인 강사의 말을 하나하나 따라하며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인근에 있는 SK, LG, STX, CJ 등 대기업 직원들이다. 회사가 최근 중남미 지역 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직원들에게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배우기를 권장하자 밤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소주 한잔 대신 회화책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직원 김영재 씨(34)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포르투갈어를 배우고 싶었지만 마땅한 학원이 없어 먼저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핫(Hot)`한 언어는 단연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다. 주요 기업마다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직원을 한 명이라도 더 뽑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어, 일본어, 불어 등에 밀렸던 이들 제2 외국어가 최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움직임은 브라질이 지금처럼 뜨기 전부터 중남미 시장을 공략해 왔던 종합상사와 조선, 중공업 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브라질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지난해 영국을 제치고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데 이어 올해는 프랑스를 넘어 세계 5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의 브라질 수출 규모는 지난해 77억달러로 2005년 49억달러보다 23%나 증가했다. 브라질과 교역이 급증하면서 공식 언어인 포르투갈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브라질을 제외한 대부분 중남미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스페인어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종합상사 등은 사내 교육과정에 제2, 제3외국어를 필수과목으로 포함시켰다. 한국외대 등에서 강사를 초빙해 아침저녁으로 사내 강좌를 운영한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2009년부터 진행한 사내 어학교육을 통해 130여 명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배웠다"며 "현재 이들이 중남미 지역 사업 추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도 "콜롬비아 석탄화력발전소, 승ㆍ상용차 시장 개척 등 중남미 공략 전략에 따라 영업력 강화를 위해 스페인어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에 조선소와 물류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 STX는 2008년 공채부터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전공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현지 언어에 능통한 교포 출신을 수시로 뽑고 있다. STX는 이외에도 아랍어 터키어 노르웨이어 등 국내에 생소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지원자를 채용 때 우대하고 있다. 브라질과 앙골라(포르투갈어 사용)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최근 포르투갈어 구사자를 다수 채용했다. 

중남미 수주가 급증하고 있는 건설업체도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배우기가 `붐`이다. 현대건설은 정수현 사장이 "직원들에게 스페인어 사내교육을 시키라"고 직접 지시해 지난 4월부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10조원 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대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등도 스페인어 회화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 때도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 구사자는 비싼 몸이다. 삼성물산은 해외영업을 담당할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때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 전공자를 우대한다. 롯데, CJ, 동원 등 대기업은 물론 한국공항공사, 대한석유공사 등 공기업도 두 언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지원자를 우대한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최근 2~3년 동안 신입직원의 40%가량이 `특수언어 구사자`"라며 "특히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아랍어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으로 국내 한 건설사에 입사한 권용수 씨(31)는 "한국 기업의 중남미 교포 채용이 늘면서 모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다"며 "한국과 중남미 간 비즈니스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 장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