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체 설비투자의 움직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전기전자 산업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 설비투자재 구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2009년 하반기 경제전망`중 `최근 설비투자 회복세에 대한 평가 및 전망`(임경묵 연구위원)이란 경제현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 이후 급락했던 설비투자지수는 지난 9월에 들어서면서 전년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반전했다.
KDI는 “설비투자와 관련된 요인들이 올해 2분기 이후 회복되거나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환율도 안정되면서 수입 설비투자재 구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는 `생산 수요`, `설비투자재 가격`,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KDI는 각각의 변수를 대신하는 지표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설비투자 디플레이터(명목 설비투자지수를 물가가 반영된 실질 설비투자지수로 나눈 값), 주가지수의 변동성 등을 사용해 설비투자의 변동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올초 설비투자 급락은 실질 GDP 성장률과 설비투자 디플레이터의 변동에 의해 설명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GDP로 대변되는 수요가 급락했고, 이 와중에 설비투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설비투자재 가격의 상승은 지난해 이후 명목 설비투자의 하락에 비해 실질 설비투자가 훨씬 크게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지난 1분기 명목 설비투자는 5.3%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실질 설비투자는 무려 23.5%나 감소했다. 이는 주로 환율 상승 때문이다.
불확실성 지표로 사용된 주가지수 변동성의 설명력은 미미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는 데 있어 불확실성은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KDI는 그러나 “최근에는 설비투자를 급락하게 했던 요인들이 모두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빠른 경기 회복세와 실효환율 하락 등으로 설비투자와 관련된 지표들이 다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전기전자 산업의 수익성 개선이 주효했다.
KDI는 상장사들의 재무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가 주로 수익성 악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2분기 이후 전기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상장사의 수익성은 향후 설비투자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상장사중 전기전자 산업의 설비투자 비중은 35% 수준으로 전체 설비투자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기전자 산업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추가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올해 상반기에 설비투자의 60%를 촉소시키는 등 상장사의 설비투자 감소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KDI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해선 “수익성 개선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구조조정에 따라 중소기업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효율성이 제고되면서 전반적인 설비투자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