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서 中 성장둔화 경고신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호주 인플레이션, 뉴질랜드 유제품 가격 급락 등…中 수요부진 배경]
유제품과 철광석 가격, 호주 인플레이션 등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태에 있음을 방증하는 지표가 속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호주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 이미 예상한 이번 조치는 역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호주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진 게 중국의 수요가 약해진 탓으로 본다. 중국은 호주산 원자재의 최대 수입국이다.
뉴질랜드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뉴질랜드는 중국이 수입하는 유제품의 70%를 공급한다. 뉴질랜드 낙농기업 폰테라가 세운 국제 유제품 거래 플랫폼인 글로벌데리트레이드에 따르면 국제 유제품 가격은 이날 경매에서 2주 전에 비해 1.4% 하락했다.
철광석 가격도 급락했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철광석 선물가격은 이날 5.3% 떨어졌다. 지난달 21일 고점에 비해 9% 하락한 것이다.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대리 지표 가운데 하나다.
중국 제조업 경기의 부진은 현지 지표로도 확인됐다. 이날 발표된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인 49.8과 전월치 49.7을 모두 밑돌았다. 이로써 지수는 14개월째 경기 위축과 확장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에 못 미쳤다.
리처드 벤슨 밀레니엄글로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투자 부문 공동 대표는 "오늘 아침에 시장에서 (중국 경제에 대해) 많은 정보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WSJ는 원유와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와 신흥국 통화 등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가 성장둔화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광범위한 자산에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신문은 중국의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난 몇 년간 자산시장에 대규모 투매를 일으켰다며 투매가 절정에 달했던 올 초에 비해 최근 시장이 잠잠한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원자재와 신흥시장 통화의 랠리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더 나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증거들이 차익실현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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