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일 밝혔다.
FRB는 12개 지역 연방은행 관할 지역의 최근 경기 동향을 종합한 `베이지북`을 통해 "생산활동과 소비지출이 회복되는 데 힘입어 10월 말 이후 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는
앞서 나온 베이지북과 비교해 진일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9월 초 공개된 베이지북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으며 10월 말 발표된 베이지북은 "다소 미약하기는 하지만 경기 회복 양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사 대상 12개 지역 연방은행 가운데 보스턴과 뉴욕, 세인트루이스, 미니애폴리스, 캔자스시티, 댈러스, 샌프란시스코 등 8개 지역의 경제활동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필라델피아와 클리블랜드, 리치먼드, 애틀랜타 등 4개 지역은 거의 변화가 없거나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편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연방은행은 설명했다.
보스턴 연방은행 관할 지역에서는 일부 기업이 고용을 늘리기 시작했으며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관할에서는 서비스업 부문에서 최근 고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미의 관심사인 소비 부문과 관련해 8월 말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의 종료로 약세를 보였던 자동차 관련 소비지출과 일반상품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업용 부동산과 건설 부문도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방은행이 관할 지역별로 일반 은행들의 보고서와 주요 기업, 이코노미스트, 시장전문가 등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근 경제 동향에 관한 정보를 모아 부문별로 정리한 것이다.
한편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거품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FRB 내부에서도 거품에 대처하는 방법론으로 금리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주 공개된 FRB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3~4일 열린 FOMC 회의에서 일부 FRB 이사들은 장기간에 걸친 초저금리 유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이러한 정책 기조가 금융시장의 과도한 리스크 감수나 인플레이션 기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엔도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소비자 수요를 부양하는 경기 부양책이 자산 버블을 불러와 달러가치를 급격하게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주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엔은 연간 세계 경제 보고서에서 "과감한 부양 정책이 새로운 위기를 막아냈지만 일상으로 회귀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내년 세계 경제 성장세가 2.4%의 완만한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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