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올 上低下高 전망은 완전히 틀렸다"
3분기 1700까지 하락…증시 반등은 중국에 달려
배당주·中 소비관련주·KT&G·오리온 등 주목
강현철 "유럽 망한다에 베팅하면 후회한다"
8월초 지나면 안도랠리…경기민감주·방어주 담는 '바벨전략' 이 주효
은행·조선·건설株 피해야
7월이 막바지인데도 좀처럼 반등 기회가 오지 않자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회복을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수정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4일 보고서에서 “2012년 전체를 ‘상저하고’로 예상했던 기존 전망은 틀렸다”고 인정하며 ‘3분기 약세, 4분기 회복’을 전망했다. 반면 여전히 긍정적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는 ‘용감한’ 애널리스트도 있다. 전날 ‘투자자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망한다에 베팅하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지금은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할 때”라고 주장한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이 대표적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초 올해 증시가 상반기에는 약세를 보이다 하반기부터 강세를 띠면서 3분기에 코스피지수가 최고 23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조 센터장은 “이 전망이 틀렸다”며 “3분기에 코스피지수는 17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수정 보고서를 냈다. 증시 회복이 늦어지면서 4분기에 2060선에서 하반기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상황이 예상보다 나쁘고 기대를 걸었던 G2(미국 중국)의 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센터장은 “원래는 지난해 하반기 유럽 경기 부진에 대한 기저효과로 올 하반기에는 반등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유럽 위기가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는 점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코스피지수 수준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주가수익비율(PER) 8.4배로 저평가 상태지만 기업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지수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 센터장은 “3분기 코스피지수 저점 전망치 1700은 지금보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10% 줄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증시 반등은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조 센터장은 “중국의 금리 인하와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규모 투자 단행으로 국내총생산(GDP)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4분기에는 코스피지수가 1850~2060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하반기 유망 투자 대상으로 배당주, 중국 투자 관련주, 중국 소비 관련주를 꼽았다. 유망 배당주로 KT&G 신도리코 웅진씽크빅을 제시했다. 중국 투자 관련주로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포스코를, 중국 내수 유망주로는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 컴투스 현대차 한국타이어를 들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안도랠리가 올 것으로 예상한 기존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강 팀장이 예상하는 3분기 코스피지수 밴드(범위) 상단은 2100이다. 7월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현재까지 코스피지수가 1790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무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다.
그가 아직까지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유럽에서 시작된 투자심리 불안이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투자자들 사이에 ‘이번에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퍼진 게 가장 큰 악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유럽에서 디폴트와 같은 극단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유럽 주요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몰려 있는 다음달 초가 지나면 유럽 금융권의 하반기 결산기인 연말까지는 증시를 뒤흔들 큰 변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초가 지나면 불안했던 투자심리가 진정되면서 안도랠리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 팀장은 “지난해 8월 이후의 급격한 조정장에서도 코스피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04배에서 지지선을 형성했다”며 “PBR 1배 근처인 1800 아래로 내려온 지금은 적극적으로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3분기 투자전략으로 경기민감주와 방어주를 절반씩 담는 ‘바벨전략’을 추천했다. 3분기에 안도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부터 경기민감주 비중을 서서히 늘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강 팀장은 “다만 경기민감주에 투자할 경우 유의할 점이 있다”며 “경기민감주 가운데 유럽 경기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은행 조선 건설주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