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급락한 이유 모르겠다'…시장 참가자들 당혹
문정현 기자 승인 2018.12.26 10:29
지난 25일 일본 증시가 5% 급락하자 시장 참가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해임 논란 등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되지만 낙폭이 지나치게 컸기 때문이다.
◇ 닛케이,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만선 붕괴
25일 일본 닛케이 지수는 1,010.45포인트(5.01%) 급락한 19,155.74에 장을 마쳤다. 마감가 기준으로 닛케이가 2만선을 밑돈 것은 작년 9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주가가 추락을 거듭하자 재무성과 일본은행, 금융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 6시 긴급회의를 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24일 일본 금융시장이 일왕 탄생일로 휴장하면서 직전 주 미국 증시 급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다 미 정부 셧다운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해임 논의설 등으로 24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가 재차 급락해 일본 증시에 충격을 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첨예한 갈등으로 셧다운 사태가 1월까지 지속하리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연준 의장 해임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행보가 시장 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또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23일 주요 6대 은행 최고경영자들과 통화하고 24일에 '금융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워킹그룹'을 소집했다는 소식도 불안을 가중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기업의 데이터 조작과 일부 은행의 부정 대출, 닛산 사태 등 기업지배구조를 둘러싼 문제가 연일 터지면서 해외 투자자를 실망시킨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 "왜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다만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증시가 이처럼 크게 하락하는 이유가 불확실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부터 24일까지 아시아 증시 하락률은 상하이종합지수가 2.4%, 홍콩 항셍지수는 3.2%, 대만 가권지수는 2.5%, 한국 코스피 지수는 2%에 그친다.
닛케이 지수는 지난 21일까지 9.8%, 25일을 포함하면 14.3% 급락했다.
한 일본 대형 증권사의 트레이더는 "(주가가) 이토록 하락하는 명확한 이유가 없다는 점이 곤혹스럽다"며 "파월 쇼크? 므누신 쇼크? 확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 일드 커브 역전과 저유가, 화웨이 사태, 연준 의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스탠스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마넥스증권 관계자는 "어느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인지 알 수 없는 '복합 약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원인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고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에셋매니지먼트는 "수출과 설비투자에 그늘이 보이는 등 일본 실물경제가 미국보다 취약하다"며 "일본 증시 하락 기조는 지속할 가능성이 크며, 2만선을 회복해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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